원희룡 “인천 전세 사기, 고위 정치인 개입 제보…특별수사 중”

민주당 향해선 “최소한의 양심 있어야”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전세 사기 사건과 관련해 "고위 정치인들이 청탁과 압력을 가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원 장관은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의 '전세사기 사건에 유력 정치인이 개입됐다는 말이 있던데 정치권이 개입할 여력이 어디에 있느냐'는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른바 '건축왕'이라는 사기 가해자 남모씨가 다른 지역에 가서 투자 사업을 실제로 벌였고, 그 과정에서 고위 정치인들이 청탁과 압력을 가했다는 제보들이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특별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해는 마시되 남씨의 변호인은 촛불인권연대 변호사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며 "해당 변호사는 (남씨의 범행이) 계획적 사기가 아니라며 적극 가해자를 두둔하는 변호를 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건축왕 남씨 배후에 민주당 유력 정치인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인천 유력 정치인 개입 의혹이 있는 남씨가 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한 배경을 포함해 경찰청에 특별수사를 요청했다"고 했다. 박 의장은 지난 19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기 배후에 민주당 유력 정치인이 관여돼 있다는 의혹에 대해 진상 파악이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원 장관은 이날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정부의 엉성한 대책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생겼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에 동의하냐'는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국민들의 안타까운 마음과 정부의 무한책임을 지적하시는 것은 달게 받겠다"면서도 "전세사기 원인제공이 언제 이뤄졌는지부터 반성이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인제공자가 갑자기 해결사를 자처하는 건 받아들이기가 곤란하지 않을까 싶다.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날 오전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원 장관은 "집값 폭등기에 일방적인 임대차법의 개정으로 임대차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지금과 같은 전세사기 피해의 원인이 뿌려졌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