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혁신기업] 함께 타고 요금 `N분의 1` … "탑승자들 가려운 곳 긁었죠"
경유지 별 요금 정산 시스템 도입
시간 단위 빌리기 서비스 등 '호평'
누적 가입 280만… "혁신 계속될 것"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타다'
누적 가입자 수 280만을 기록한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가 이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각종 혁신 기능으로 다시 한번 힘차게 날아오른다.타다는 지난 2018년 11인승 승합차를 통해 승차 거부 없는 '승차 호출(Ride Hailing)'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모빌리티 스타트업이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8개월 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지만 타다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제도권 내 혁신을 위한 발판 마련
타다는 2021년 12월 7~9인승의 승합차를 기반으로 호출 중개 서비스인 고급 택시 '타다 넥스트'를 선보였다. 택시 면허를 가진 드라이버가 운행하는 택시판 타다 베이직이다. 타다가 '타다 넥스트'를 정식 출시한 지 벌써 1년. 타다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에 박차를 가했고 한 해 동안 70만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 차량 공급 규모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호출한 차량이 이용자에게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ETA(Estimated Time to Arrival)를 지난해 1월 기준 9분대에서 같은 해 12월 6분대까지 22% 이상 줄였다. 타다는 '타다 넥스트'로 호출부터 이동, 하차까지 전 과정에서 사소한 불편감까지 제거해 매끄러운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존 모빌리티 서비스와 차별화를 이루는 한편 제도권 안에서 더 큰 혁신을 현실화시킨다는 목표다.
타다는 2021년 12월 직영 법인 택시 회사인 '편안한이동'을 설립하고 법인 택시 운수법인의 택시 면허 80개를 양수했다. 타다가 가진 기술적·경험적 노하우를 적용해 코로나19로 침체된 법인 운수사들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신사업 '타다 넥스트'의 공급량을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뒤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과 상호 발전을 위해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플랫폼 택시를 통해 이용자 편익을 증진하고 개인택시 사업자의 권익을 보호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데 함께 노력한다는 취지다. 이를 토대로 타다는 택시 시장이라는 제도권 안에서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기 위한 기반을 갖췄다.
◇관찰자 시점으로 서비스 차별화
타다가 내세우는 서비스 강점 중 하나는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힘'이다. 비대칭이 심화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서비스 차별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타다는 업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서비스를 줄곧 출시해왔다. 아이디어의 원천은 드라이버와 이용자의 피드백이다. 가장 최근에 출시한 'N분의 1 정산 요청하기' 기능은 여러 명의 이용자가 타다의 '경유지 설정' 기능을 사용해 이동한 경우 하차 직후 각자 이동한 만큼의 비례한 요금을 보여주고 요금 정산 요청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각 이용자가 이동한 만큼의 요금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나누기 방식보다 훨씬 합리적이고 정확하다.
드라이버와 함께 성장하기 위한 시스템도 구축했다. 지난 2월부터 속도감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행 중인 드라이버의 급정거·급감속을 감지하고 안전 운행을 위한 앱 알림, 개별 드라이버를 위한 주행 실력 리포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한 달 만에 급정거와 급감속 비율을 기존보다 63% 낮췄다. 급정거는 기존 13.8회에서 5회로 63% 줄어들었고 급감속은 12.1회에서 4.3회로 64% 줄었다.
세무 정보 접근성이 좋지 않은 택시 드라이버의 특성을 고려해 세무관리 프로그램도 무료로 제공했다. 하나은행, SGI 서울보증과는 드라이버에게 시중 대출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해 정해진 범위 내에서 대출을 지원하고 이자를 부담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멀티호출부터 대절까지 모든 순간 함께 한다
최근에는 이용자가 타다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 맞춰 서비스를 다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시간 호출 수요를 넘어 1시간부터 16시간까지 이용자의 편의에 맞춰 운행할 수 있는 대절 서비스 '시간 단위 빌리기'가 대표적이다. 실제 이용 고객들의 대절 관련 문의 메일이 서비스 실현의 단초가 됐다.
본인 외에 타인을 대신해서 호출해 줄 수 있는 '대신 불러주기'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용자가 탑승 중이어도 가족이나 지인을 위해 호출할 수 있다. 탑승자를 휴대폰 연락처에서 바로 찾아 입력할 수 있어 호출 과정도 간편하다. '대신 불러주기' 서비스는 출시 12일 만에 일일 전체 이용 건의 19%를 차지했다.
요금 체계를 변경해 장거리 고객 부담도 낮췄다. 타다가 자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밤 10시부터 새벽 4시 사이 탑승객의 10명 중 6.3명은 8㎞ 이상 이동한다. 10명 중 6명은 장거리 이동이 필요한 이용자인 셈이다. 10㎞ 이상 이동한 이용자는 절반이 넘는다. 새로운 요금 체계를 적용하면 타다 넥스트와 타다 플러스는 장거리일수록 요금이 이전보다 낮아진다. 기존 요금 체계가 시간과 거리 요금이 동시병산 되는 방식이었다면 개편을 통해 앞으로는 8㎞ 이상은 장거리로 분류하고 이를 초과하는 지점부터는 시간 요금을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다. 대신 드라이버의 운행 효율과 수익성을 고려해 기본 요금은 기존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조정한다.
노현철 타다 사업본부장은 "타다 넥스트(승합차 택시)와 플러스(준고급 블랙 세단)는 일반 중형 택시처럼 탄력호출료나 심야할증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를 아는 이가 많지 않다"며 "이를 유지하면서 심야시간대 요금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요금 체계를 재설계한 만큼 위축된 이용 심리를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타다는 시장의 문제 해결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정행 타다 대표는 "많은 분이 타다를 '타다금지법'으로 기억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타다의 혁신은 끝나지 않았고 현재 타다의 서비스는 택시 시장이라는 제도권 안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타다 베이직이 이동의 기본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서비스였다면 앞으로는 타다 넥스트로 시장에서 의미 있는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 멈추지 않고 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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