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착한 남성이 ‘잠재적 성범죄자’ 프레임 때문에 연애 못 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했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지난 18일 “사회적 규범에 순응하는 남성들은 잠재적 성범죄자 프레임에 영향을 분명히 받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성을 꼬실 수 있는 자유가 점점 사라져 가는 이상한 나라가 돼가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동의 강간죄도 도입되지 않은 나라에서 전 여당 대표 후보자가 할 말은 아니다”라는 비판이 나온다.
천 위원장은 지난 18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젠더 갈등과 저출생 문제에 대해 토론하면서 “요즘 착한 남성들은 오히려 더 소극적이 된 것 같다. 연애 안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서 “많은 남성들, 특히 사회적 규범에 잘 순응하는 남성들은 잠재적 성범죄자 프레임에 영향을 분명히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연애할 자유, 이성을 꼬실 수 있는 자유가 점점 사라져 가는 이상한 나라가 돼가고 있다”면서 “남성을 굉장히 이상하게 포장해 왔던 과거 정부의 프레임을 깨고 넘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 위원장과 함께 이날 토론자로 출연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젠더 갈등 이슈와 저출산 문제는 전혀 상관이 없다”면서 “성범죄 문제는 어떻게 더 여성들의 안전을 확보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하고 그것이 실제로 성범죄로부터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남성들을 보호하는 길이기도 하다”라고 반박했다.
천 위원장은 당대표 후보였던 지난 2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동의 강간죄에 대해 “많은 젊은 사람들이 연애를 하고 적절한 관계를 맺고 하는 것들에 대해서 굉장히 두려움을 느끼는 형태로 가고 있다”면서 “법률가로서 비동의 간음이라고 했을 때 이게 과연 동의 여부를 증명하는 것이 어떤 식으로 작용할 것이냐(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20일 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은 전 여당 대표 후보가 공중파 토론 자리에서 ‘꼬실 수 있는 자유’나 주장하는 이상한 나라가 됐다”면서 “여당 대표에 도전했던 청년정치인이 젠더 문제에 대해 내놓는 말이 한국 사회 내 뿌리깊은 구조적 성차별에 대한 통찰이 아니라 고작 이전 정부가 만든 프레임 때문에 남성들이 겁나서 연애를 안한다는 식의 궤변이라는 것이 이준석식 혐오정치가 만든 우리 정치의 부끄러운 현주소”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100분 토론>이 방송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비동의 강간죄도 없는 나라에서 범죄의 영역이 아닌 방식으로 여성에게 접근할 줄 모르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천 위원장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건 ‘이성을 꼬실 수 있는 자유’가 아니라 ‘강간하고도 벌 받지 않았던 강간의 자유 아닌가”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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