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잡곡보다 라면 더 먹어···컵라면 시장도 1조 돌파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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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K라면'이 새 먹거리로 등극했다면, 국내에서 라면은 어느새 밥을 위협하는 주식(主食)이 됐다.
특히 편의점을 학생들의 하굣길 '참새방앗간'으로 만든 컵라면 시장은 1조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중윤 삼양식품(003230) 명예회장이 1960년대 초 남대문시장에서 미군이 버린 음식을 끓여 한 끼를 때우는 아이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개발한 게 바로 국내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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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때마다 성장 거듭
1인당 라면 소비량 年 10㎏
1020 편의점 컵라면 '습격'
매출신장률 봉지면 앞질러
해외에서 'K라면'이 새 먹거리로 등극했다면, 국내에서 라면은 어느새 밥을 위협하는 주식(主食)이 됐다. 경제 위기 때마다 서민들의 배를 채워준 것처럼 기술 발전에 따라 프리미엄화되며 이제 한 끼 식사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편의점을 학생들의 하굣길 ‘참새방앗간’으로 만든 컵라면 시장은 1조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일 통계청과 세계라면협회(WINA) 등에 따르면 국민 1인당 라면 소비량은 2018년 잡곡 소비량을 넘어선 뒤 해마다 격차를 벌려가고 있다. 국내 최초 라면이 탄생한 1963년 국민 1인당 잡곡 소비량은 82.4㎏에 달했으나 2018년 8.4㎏까지 감소했다. 반면 1인당 라면 소비량은 2018년 9.2㎏를 찍고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된 2020년 10㎏까지 늘었다. 지난해 1인당 쌀 소비량이 56.7㎏로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라면이 '밥심'의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면의 역사는 가난과 궤를 같이한다. 전중윤 삼양식품(003230) 명예회장이 1960년대 초 남대문시장에서 미군이 버린 음식을 끓여 한 끼를 때우는 아이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개발한 게 바로 국내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이다. 당시 삼양라면 광고 문구가 '칼로리가 높은 면'이었을 정도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른 육상스타 임춘애 씨의 "라면을 먹으며 운동했다"는 한 마디 역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성공 사연으로 각인됐다.
실제 국내 라면 시장은 경제 위기 때마다 성장해왔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지자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다. 농심(004370)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인 1998년 별도 기준 첫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쳤던 2008년 1조 7000억 원대로 뛰어올랐고,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마침내 2조 원을 넘어서게 됐다.
굶주림의 대명사였던 라면의 대변신은 2010년대부터 시작됐다. 국민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라면 시장에 프리미엄 열풍이 불면서다. 2011년 농심이 선보인 사골 국물을 입힌 '신라면 블랙'이 신호탄이었다. 이후 오뚜기(007310) '진짬뽕(2015년)', '신라면 건면(2019년)', 하림의 '장인라면(2021년)' 등 프리미엄을 강조한 라면이 출시되며 고정관념을 깨고 한 끼 식사로 인정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됐다.
컵라면도 라면의 대중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컵라면 시장규모는 917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해 봉지면의 매출신장률(6%)을 앞질렀다. 올해 엔데믹에 야외활동 수요가 늘어날 것을 고려하면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오프라인 중심의 닐슨 데이터 기준으로 좁히면 전체 라면 시장에서 컵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30%에서 지난해 41%로 커졌다.
트렌드 변화에 익숙한 10~20대에게 인기가 높은 컵라면은 신제품 출시 척도가 됐다. 농심은 '카구리'를, 삼양식품은 '쿠티크 에센셜 짜장'을 용기면으로 먼저 출시한 뒤 봉지면으로 생산을 넓혔다. 업계 관계자는 "컵라면이 성공해야 봉지면이 성공한다는 공식이 적용되고 있다"며 "그만큼 라면 업계에서 10~20대 입맛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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