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하청 배달노동자 하루 18분 휴식…식사 시간도 없어”

쿠팡 하청업체 배달노동자들이 식사시간을 포함해 하루 18분 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5명 중 2명은 식사시간이나 휴게 시간 자체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오늘(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퀵플렉스' 노동자를 상대로 한 노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달 1일부터 12일 사이 이뤄진 설문조사 결과 쿠팡 하청업체 배달노동자들의 하루 평균 식사·휴게시간은 18.1분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쿠팡이 직고용하는 '쿠팡친구(옛 쿠팡맨)'와 달리 쿠팡의 물류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와 계약한 물류 업체 소속으로 1t 이상 화물차를 이용해 배송합니다.

응답자 271명 중 116명(42.8％)은 식사·휴게 시간이 '없다'고 답했고, '10분 이상 30분 이하'라는 응답자는 89명(32.8％), '10분 이하'는 28명(10.3％)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일주일 평균 근무 일수는 5.9일,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9.7시간에 달해 주당 평균 57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장시간 쉼 없이 일하면서 고용 불안정에도 시달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응답자 278명 중 118명(42.4％)은 '클렌징'으로 불리는 해고 조치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 있다고 답했습니다.

해고에 대한 불안감을 묻는 질문에는 217명(28.1％)이 '불안하다'고 답했습니다. 이 가운데 '매우 불안하다'는 응답자는 126명(45.3％)에 달했습니다.

대책위는 이 같은 고용 불안정은 생활물류서비스법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법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사업자가 택배 노동자에게 6년간 고용을 보장해야 하며, 그 이후에도 계약 연장에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대책위는 "쿠팡 퀵플렉스의 노동조건은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 발표 이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노동시간 단축과 쿠팡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전면적 관리·감독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로지스틱스 관계자는 "퀵플렉스 노동자는 개인사업자로, 운영과 관리는 택배영업점 소관"이라며 "대책위는 쿠팡로지스틱스를 상대로 한 근거없는 허위 주장을 중단해달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전국택배노동조합 제공]

석혜원 기자 (hey1@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