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은 예상 웃돌았지만...반도체 한파에 '실리콘 방패'도 뚫렸다

김준석 2023. 4. 2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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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분기 실적 악화 예상
올해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
中사업, 美규정 맞출 것...日에는 패키징 공장 신설
美보조금엔 "정해진 것 없다" 말아껴
왼쪽부터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책임자(CEO),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류더인 TSMC 회장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TSMC 신공장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TSMC가 당초 업계의 예상보다는 높은 1·4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안도했지만 올해 실적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반도체 한파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미국 반도체법 보조금 수령을 두고는 TSMC 경영진은 "정해진 것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TSMC의 2023년 1·4분기 응용처별 매출 비중 그래프/유튜브=USTV 갈무리
선단공정 비중 51%...차량용만 매출 성장
TSMC는 20일 개최된 1·4분기 법인설명회(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해당분기 매출이 5086억3297만대만달러(약 21조9627억원), 순이익은 2069억8700만대만달러(약 8조929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3.58%, 순이익은 2.1% 증가한 수치로 당초 예상치보다는 높았으나 최근 4분기 중 가장 낮은 수치로 반도체 업계 불황을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가 발표한 세부 실적에 따르면 5나노미터 제품이 전체 판매액의 31%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7나노(20%) △16나노(13%) △28나노(12%) 등 순이었다.

응용처별 매출은 고성능컴퓨팅(HPC)이 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 스마트폰(34%), 차량용(7%) 순이었다. 지난 분기와 비교했을 때 HPC와 스마트폰은 각각 14%, 27% 역성장했지만 차량용은 유일하게 5% 플러스(+)성장했다.

"하반기는 나아질 것...설비투자 안 줄인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설명회에서 2·4분기 총이익률을 1분기(56%)에 비해 감소한 52~54%으로 예측하며 반도체 업계 불황의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전방산업의 수요 회복과 고객사의 재고조정 등으로 반도체 업황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TSMC는 이날 올해의 실적 예상치를 하향조정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날 "올해 3·4분기까지 고객사들의 재고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이 한자릿수 초반대(1~6%)가량 감소해 당초 전년 대비 소폭 성장을 할 것이라는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 CEO는 "스마트폰·PC 등 전방산업에 대한 수요부진과 고객사 재고조정의 영향으로 TSMC의 2·4분기도 부진할 전망이지만 하반기 사정은 상반기에 비해 더 괜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투자액과 관련해서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의 지출을 할 것"이라며 설비투자액 축소설을 일축했다. 앞서 대만 언론에서는 TSMC가 반도체 업황의 불황으로 시설투자액을 당초 320억~360억달러에서 280~320억달러로 줄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바 있다.

TSMC 구마모토현 공장 부지[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美日 투자는 그대로..."中사업, 美 가이드라인에 맞춰 진행"
이날 웨이 CEO는 해외 신공장 건설 등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웨이 CEO는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공장과 일본 구마모토현 공장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계획대로 진행할 것임을 다시 확인했다.

웨이 CEO는 28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난징 공장에 대해서는 "현재 가동 중인 공장을 운영할 것이며 미국 정부의 규정에 맞춰 중국 고객사들에게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공장 건설 연기 등 각종 설이 돌던 대만 내 공장에 대해서도 "투자 계획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웨이 CEO는 "가오슝 공장의 경우 당초 28나노 제품 수요를 고려해 28나노 제조 공장 건설을 계획했지만 현재 수요가 변화해 선단공정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답했다.

독일 드레스덴주 신공장 건설에 대해 웨이 CEO는 "차량용 반도체 공장 건설과 관련해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 중"이라면서 "현지 정부와 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레스덴은 독일 인피니온과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의 거점으로 TSMC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위해 신공장을 건설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다.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 파운드리 공장에 이어 선단패키징 공장을 추가로 건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TSMC 내부에 새로 만들어진 해외 오피스 조직과 관련해서 웨이 CEO는 "해외 신공장이 늘어나면서 해외 공장 운영 총괄 조직의 필요성이 높아져 해당 조직을 신설했다"고 답했다.

[타이베이=AP/뉴시스]대만 반도체 회사 TSMC 자료사진. 2023.01.04. /사진=뉴시스
美반도체 보조금에 대해서는 말아껴
TSMC 경영진들은 이날 미국 칩스법 보조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 질문자가 "칩스법 관련해서 미국 측의 우려스러운 요청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TSMC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보조금 수령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나?"라는 질문을 하자 웨이 CEO는 "현재 지원 프로세스 중이라 자세하게 답하기 어렵다"면서 "미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 중이며 TSMC의 최대 이익을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만 TSMC가 미국 정부에 최대 20조원에 이르는 반도체 지원금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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