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권 국가 대통령이 할 발언" 野 "국민 전체를 벼랑 끝으로"

민주 "동북아 평화에 부담…제3국 전쟁 관여 가능하단 뜻"
국힘 "민간인 대량학살 용납 못한단 원론…확대해석 말라"

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 제공, 자료사진) 2023.4.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이밝음 이서영 기자 = 여야는 20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국민들을 안보 불안 상황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한 반면 국민의힘은 가정적 상황을 언급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 옹호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시청 앞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조문 후 기자들에게 "군사 지원 문제를 직설적으로 언급해 대러(對러시아)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동북아 평화 안정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까 정말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가능성 언급에 4·19 기념사 '사기꾼' 표현 및 중국·대만 양안 관계 발언까지 묶어 "어제 하루는 대통령의 말 몇 마디로 대한민국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수천냥의 빚을 진 날"이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나라와 국민 전체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위험천만한 입장을 천명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 발언을 당장 공식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무기 지원 가능성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의원은 "사태가 심화한다면 러시아가 우리나라를 적대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고 대한민국에 대한 군사 도발과 테러 가능성이 있다"며 "당장 러시아에 체류하고 있는 16만 교민의 안전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러시아 현지에 법인을 두고 있는 현대차, LG전자, 삼성전자, 팔도 등 160여개 한국 기업들이 날벼락과 같은 제재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정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반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송갑석, 이원욱, 김홍걸(무소속), 정성호, 김 의원. 2023.4.2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반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대량 학살 등이 일어날 경우'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옹호에 나섰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을 보면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 같이 국제 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권 국가로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충분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가정의 메시지를 냈기 때문에 이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듣다 보면 결과적으로 국제 사회에서 옹색해질 수밖에 없는 건 러시아의 대응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태영호 최고위원도 이날 논평을 통해 "무조건적 살상 무기 지원이 아닌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등의 사안'이 발생하면 현재의 상태에서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점을 밝힌 것"이라며 "민주당의 입장은 그 어떤 곳에서도 인류사회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 일어나도 대한민국은 팔짱 끼고 가만있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아주 원칙적인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나라든 절대로 민간인 대량 학살은 용납할 수 없지 않느냐,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답은 대한민국이 이젠 글로벌 중추 국가로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였다"며 "원론적인 이야기를 확대 해석해 정쟁에 이용하려 드는 민주당의 검은 속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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