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중단하라”…일본 영사관에 전달하지 못한 항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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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들에게 나쁜 걸 물려주지 말고 좋은 걸 물려 줘야지예~."
부산·울산·경남시민단체 164곳이 가입한 '부산고리2호기 수명연장·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는 일본 정부가 다가오는 6월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후쿠시마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겠다고 밝힌 것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 시민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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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후손들에게 나쁜 걸 물려주지 말고 좋은 걸 물려 줘야지예~.”
김정자(72) 부산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신암마을 해녀회 회장은 20일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투기 결사저지, 방사성물질 없는 지구의날 선포 시민대회’에서 무대에 올라 일본 정부를 나무랐다. 60년째 해산물을 채취하며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그는 “후쿠시마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 어업 하는 사람만 지장이 있는 게 아니라 밥술을 뜨는 사람 모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모두가 합심해서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막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울산·경남시민단체 164곳이 가입한 ‘부산고리2호기 수명연장·핵폐기장 반대 범시민운동본부’는 일본 정부가 다가오는 6월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후쿠시마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겠다고 밝힌 것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 시민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2011년 3월11일 발생한 지진으로 후쿠시마원전이 폭발하면서 누출된 방사성물질이 대거 포함된 후쿠시마원전 오염수가 태평양에 버려지면 반감기(방사선 물질의 양이 처음의 반으로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가 길게는 몇만~몇십만년으로 추정되는 방사성물질이 해류를 타고 한반도 연근해까지 침범할 것을 우려했다.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어·패류 등 수산물과 소금 등이 우리나라 식탁에 올라오기 때문에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를 저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시민대회에선 후쿠시마원전 격납고 설계자인 고토 마사시 박사가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그는 1989년 일본 도시바사에 입사해서 원자력발전소 격납용기 설계업무에 종사했고 후쿠시마원전 폭발사고 2년 전인 2009년 퇴사했다. 후쿠시마원전 폭발사고가 나자 원전 반대운동에 나섰다.
그는 “일본 정부는 130만t 분량의 오염수를 물로 희석해서 방류하면 괜찮다고 말하고 있지만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오염수이기 때문에 인체에 흡수되면 암이라든지 위험한 질병에 걸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후쿠시마원전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콘크리트 재료인 모르타르에 오염수를 섞어서 고체화하게 되면 방사성물질은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영구 보존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대형탱크에 오랫동안 후쿠시마원전 오염수를 장기 보관하면 방사성물질이 서서히 감소하게 되는데 굳이 해양 방류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오후 2시40분부터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 영사관 앞까지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를 적은 손팻말 등을 들고 거리행진을 했다. 오후 3시께 일본 영사관 앞에 도착해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구호를 한·일·영어로 적은 종이비행기를 일본 영사관 안으로 날리고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항의문을 일본 영사관 쪽에 전달하려고 했으나 경찰이 제지했다.
양쪽은 일본 영사관 진입로에서 20여분 동안 대치했다. 이에 대표단은 항의문을 일본 영사관에 전달해 달라고 했다. 이마저도 경찰이 허락하지 않자 대표단은 항의문과 종이비행기를 담은 상자를 일본 영사관 앞에 던지며 항의했다. 주최 쪽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민 식탁을 지키려는 항의문을 전달하는 것조차 막는 경찰이 우리나라 경찰이냐”고 항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본 영사관 쪽이 시설물 보호를 요청하고 항의문 접수를 거부해 막았다. 주최 쪽이 던져두고 간 항의문과 종이비행기들은 일반 쓰레기로 분류돼서 처분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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