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고추 좀 따주세요” 베트남노동자 특별기로 모셔온 이유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4월20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420&1
[영상]
고양이 손도 아쉽다는 모내기철입니다. 도시의 공무원, 학생 그리고 전방의 군 장병들까지 농촌 일손 돕기에 나섰습니다.
[앵커]
네, 80년대 한국 농촌의 풍경이 그랬습니다. 요즘은 어떨까요. 모내기철, 수확철이 되면 먼 타지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모셔 옵니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 농촌의 위기감이 높습니다.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함께하겠습니다. 연구위원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사실 농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하루만 굶어봐도 알죠. 그런데 이거를 만드시는 분들이 자꾸 어디론가 사라진다고 하니 걱정이 되는데, 어느 정도 농업 인구가 부족하다고 봐야 될까요?
[답변]
우리 농촌 인구가 있고 농업인구가 있습니다. 우리 농사를 직접 하시는 농업 인구가 지금 100만 농가 이렇게 부르는데요.
[앵커]
잠시만요. 농촌 인구는 현재 971만 명.
[답변]
농촌에 거주하시는 인구고요.
[앵커]
거주하는 분까지 포함해서, 예.
[답변]
그런데 모두 다 농사를 짓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 농업 인구는 103만 농가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우리 농가 인구가 103만 농가니까 10년 전하고 비교하면 매우 줄었어요.
[앵커]
어느 정도 줄었어요?
[답변]
12만 명이 줄었더라고요, 10년 전하고 비교를 했더니.
[앵커]
12만 명이면 군 단위, 한 3만 명 군 단위 네 개가 그냥 없어졌다는 얘기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1년에 1만 명 이상, 1만 2,000명이 사라진 것이고요. 작은 군으로 따지면 뭐 네 개도 더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심각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 연령대의 변화는 어때요, 어떤 인구 구조상의 변화?
[답변]
지금 너무 좋은 지적을 해 주셨는데요. 노령화가 너무 심화됐어요. 그러니까 65세 이상 인구를 우리 고령 노인이라고 부르는데, 우리 농업 인구 중에서는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합니다. 정확히는 46.8%가 65세 이상입니다.
[앵커]
그 얘기는 우리 대한민국 인구 구조, 그 역삼각형의 피라미드 그거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이렇게 보면 되나요?
[답변]
그보다 훨씬 심한 역삼각형이 되는 거죠, 위가 넓은. 그러니까 훨씬 우리 대한민국 전체 인구보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훨씬 높은 상태가 되겠습니다.
[앵커]
과거 같으면 품앗이라고 해도 이웃 손도 빌리고 했지만, 지금은 그것도 안 되는 상황이라면 결국.
[답변]
어렵습니다. 네.
[앵커]
돈 주고 인력을 사와야 되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청년 우리 농가가, 2030세대의 청년 농가가 농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밖에 되지 않거든요.
[앵커]
그럼 결국 외국인 노동자들 손을 빌릴 수밖에 없는 거네요.
[답변]
외국인 노동자밖에 없습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 작물재배업 같은 데, 참여하는 비중이 우리 필요 노동력의, 현장에서 체감으로는 70%를 외국인 노동자가 담당한다, 까지 이야기합니다.
[앵커]
그래서 법무부에서는 홍보 포스터도 내걸고 하더라고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외국인 계절 근로자가 도와드립니다. 그런데 저건 좀 사진이 잘못된 것 같아요. 요즘 누가 저렇게 모내기를 손으로 합니까?
[답변]
그렇죠, 아주 예전의 사진인 것 같습니다.
[앵커]
외국인 노동자들 저런 데서 일 안 할 것 같은데, 주로 어디에 투입돼요?
[답변]
밭 농업을 많이 합니다, 오히려. 우리 채소나 과일 뭐 많이 드시잖아요. 그래서 주로 외국인 노동자가 집중되는 것이 봄에 씨 뿌릴 때, 파종할 때, 그다음에 수확철에 뭔가 따고 이럴 때 외국인 노동자가 집중적으로 투입이 되거든요.
[앵커]
그 말씀은 달리 해석하면 그런 밭작물 뭐 고추라든지 상추, 이런 데 우리 인력이 지금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렇게 해석하면 되나요?
[답변]
맞습니다. 우리 내국인 노동자가 부족하고 내국인 노동자를 쓰려고 해도 우리 내국인 중에서도 젊은 층은 이런 일을 안 하려고 하기 때문에 고령의 내국인들만 일을 하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까 외국인 노동자밖에는 쓸 수가 없습니다.
[앵커]
벼농사는 어느 정도 기계화가 됐는데.
[답변]
기계화가 많이 됐습니다.
[앵커]
밭작물은 아무래도 왜 포복성 작물이라고 하잖아요?
[앵커]
맞습니다.
[앵커]
그런 영향도 있을까요?
[답변]
맞습니다. 시골에 가면 특히 여성 농업인들 같은 경우에 다리 모양이라든가 이렇게 허리가 많이 굽어 있고 걸음걸이가 좀 다르거든요. 그러니까 이걸 저희가 농부증이라고도 부르는데 그러니까 이런 농업의 형태 때문에 영향을 받은 것들입니다.
[앵커]
특히 고추 농사가 좀 많이 그렇지 않습니까?
[답변]
많이 그렇죠. 이렇게 구부려서 수확을 해야 하니까 다른 농업보다 훨씬 힘들고 기계화도 안 돼 있고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그래서 경북 영양군인가요?
[답변]
영양군.
[앵커]
거기 고추밭이 많잖아요.
[답변]
고추를 많이 하죠. 예.
[앵커]
거기서 외국인 노동자, 뭐 베트남 노동자들을 특별기로 모셔 왔다. 그런 얘기도 있는데 정말 맞아요?
[답변]
그건 사실일 겁니다. 공무원도 나가서 일을 하기도 했고요. 특히 코로나 때는 외국인 노동자가 들어오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농가는 아예 농사를 지을 수 없다 해서 농사를 아예 작파를 하시기도 하셨고, 공무원이 도와주시기도 하셨고 아예 전세기를 내서 특정 국가의 뭐 외국인 노동자를 모셔오기도 했고 이랬었습니다.
[앵커]
결국 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얼마나 잘 끌어올 수 있느냐가 그 농촌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도 되겠네요?
[답변]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농업 노동력을 얼마나 많이 확보할 수 있는가가 농사를 성공시킬 수 있는 중요한 관건이 되겠습니다.
[앵커]
외국인 노동자들 일당은 요즘 얼마예요?
[답변]
지금 코로나 지나면서 더 올라서요. 15만 원, 하루 일당이 15만 원 정도 됩니다.
[앵커]
하루 일당이요?
[답변]
네.
[앵커]
물론 한 달 내내 농사를 짓는 건 아닙니다만 한 달로 하면 한 450만 원 된다는 얘기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파종할 때하고 수확기 때 그 농번기에만 그렇게 작물재배업은 투입되고 축산 같은 경우에는 연중 고용을 하거든요. 축산업 같은 경우에는 연중 고용할 때 월 250만 원 정도 인건비를 지급해야 돼요, 1인당. 그러니까 그 정도가 외국인 노동자한테 나가는 인건비입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농업 인구가 감소하면 결국 우리 입에 들어가는 식량 자급의 문제는 어떻게 될 것이냐. 여기에 대한 걱정도 되고 하는데 어떻게 보고 계세요?
[답변]
결국은 주체가 사라지면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 우리 식량 자급률도 뭐 상당히 부족한 상태라서 농업을 지속해야만 하는데 국민들 먹거리도 제공하고. 그런데 인력이, 농업의 주체가 빠져나간다는 것은 매우 우리 농업의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죠. 그러니까 그 농업이라는 것은 생산자의 관점에서 보느냐,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느냐 조금 달라지잖아요?
[답변]
그렇죠. 맞습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건 생산자의 관점이고, 소비자 후생면에서 봤을 때 지금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이 뭐 20%까지 낮아져 있다고 하는데 여기에 농업 인구, 생산 인구까지 감소를 하면 과연 그때는 우리 농업이 지속가능할까?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답변]
그렇죠. 위기 상황이죠. 그러니까 우리가 언젠가 그런 말씀을 하신 분도 있는데 우리 농사를 안 짓게 되면 외국에서 다 사다 먹지, 라는 말씀을 하신 분도 있었어요, 예전에는. 그런데 그게 쉽게 생각하면 그럴 것 같지만
[앵커]
상추 이런 거 수입 안 되잖아요.
[답변]
안 되죠. 안 되고 그다음에 식량 작물도 마찬가지예요. 이게 또 식량안보라는 게 있잖아요. 다른 나라도 자기 국민을 먹이기 위해서 우리한테 말하자면 그렇게 원활하게 공급이 안 된다고 했을 때 우리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앵커]
그리고 노동자 일당이 뭐 한 달에.
[답변]
하루에 15만 원.
[앵커]
하루에 15만 원이라고 하셨는데, 그렇게 일당이 오른다고 해서 우리 농산물값이 또 오르는 건 아니잖아요?
[답변]
어려운 게 FTA 등 때문에, 외국 농산물도 있기 때문에 우리 농가 입장에서는 그렇게 무한정 농업 노동력 비용을 농산물에 또 반영할 수는 없는 상황일 거거든요. 그러니까 농가는 이중고를 겪는 거죠.
[앵커]
어떻게 보면 이게 예견된 미래라는, 명확한 미래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렇게 되면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해서 대응할 것이냐. 이 명확한 해법이 나와야 되는데 어떤 대책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답변]
지금 정부에서는 우리 젊은 청년들, 청년들이 농업에 투입될 수 있도록 경영주를 만드는 이런 작업을 한 편으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청년지원정책.
[답변]
맞습니다.
[앵커]
근데 농촌에서 청년은 한 몇 세로 봐야 할까요?
[답변]
2030세대, 그러니까 40세 미만을 지금 청년으로 보고 지원하고 있고요. 3년 동안 매년 4,000명에 대해서 월 110만 원 정도를 월급처럼 이렇게 보조를 해 주는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앵커]
근데 인력 수급 말고 영농 방식도 좀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요. 농업의 어떤 패러다임?
[답변]
네, 너무 중요한 말씀이신데요. 특히 젊은 세대로 갈수록 예전과 같이 이렇게 막 정말 고개 숙이고 이런 농업 안 하실 거잖아요. 그래서 좀 더 스마트팜을 비롯해서 혁신적인 기술을 투입해서 농업도 그렇게 어려운 뭐 그런 작업이 아니고 그야말로 농사가 아니라 농업 경영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스마트팜 그리고 AI와 접목한 어떤 첨단 농업으로 가야 한다는 말씀이신데.
[답변]
맞습니다. 그렇죠.
[앵커]
그런데 문제는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면 결국 새로운 투자가 들어가야 하는데 지금처럼 이렇게 인구가 고령화되는 시점에서 이런 농촌의 새로운 투자, 자본적인 투자가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답변]
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야 될 것 같아요. 우리 농촌이라는 곳은 그리고 우리 농업이라는 것은 국민들한테 먹거리를 제공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그렇게 우리가 산업적 투자, 이런 경제적인 관점을 넘어서 우리 국민들의 미래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라는 관점으로 봐야 될 것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하는데 농업은 만년대계 이런 관점에서 좀 치열한 토론이 필요한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송미령 연구위원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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