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투수진의 4월 플랜은 ‘버티기’…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은 첫 실전 등판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경기. 5-7로 끌려가던 두산이 9회초 게임의 판도를 바꿀 좋은 기회를 맞았다.
선두 타자 양의지가 안타를 치고 나간 무사 1루 상황. 대타 김재환이 우익수 오른쪽 방면 2루타를 때려 한화를 1점 차로 따라가는 득점을 만들었다. 이어지는 무사 2루 득점 찬스. 타석에 선 강승호가 번트 자세를 취했다. 대주자로 2루에 나가 있던 안재석을 3루로 보내기 위한 희생 번트 작전.
그러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강승호가 한화 마무리 투수 강재민이 던진 초구에 번트를 댔는데, 타구가 타석 근처로 떠오르며 1루수 채은성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일단 동점을 만든 뒤, 역전을 노리겠다는 두산의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이후 흐름이 끊긴 두산은 신성현과 김재호의 연속 범타로 반전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당시 작전에 대해 이승엽 두산 감독은 20일 한화와 경기 전 “필승조 투수를 다 쓴 상태였지만, 경기를 내줄 생각이 없었고 동점이 돼야 역전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9회 1점 차이였기 때문에 무사 2루에서는 당연히 번트를 대야 한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어 “결과적으로 작전이 실패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고 덤덤히 말했다.
두산 관점에서 전날 경기는 핵심 불펜 정철원을 2이닝 동안 쓰고도 경기를 내줘 더 아쉬웠다. 이 감독은 “5-2로 이기고 있어서 박치국, 최지강, 정철원, 홍건희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조기 투입해 경기를 잡으려고 했으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했다.
내심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이 감독은 팀 투수진을 다독였다.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의 공백을 잘 버텨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 감독은 “투수진의 4월 플랜은 ‘버티기’였고,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며 “딜런 파일이 돌아올 때까지 조금 더 버텨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스프링캠프 도중 머리에 타구를 맞아 팀 전력에서 이탈한 두산의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의 복귀 준비는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딜런은 이날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독립 야구단 연천미라클과 연습경기에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딜런은 “철 실전인데 몸 상태도 좋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자평했다.
딜런은 오는 27일 퓨처스리그 KIA전에 다시 한번 등판할 예정이다.
대전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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