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미룬 송영길…'돈봉투' 스폰서 자녀, 이재명 캠프 근무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귀국을 미루면서 민주당은 그야말로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의원들에게 직접 연락해 물밑 확인 중이라고 하는데요. 검찰은 돈 봉투를 만들고 전달한 걸로 의심되는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7일) :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립니다.]
[윤영덕/'더민초' 운영위원장 (어제) : 저희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은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돈 봉투' 의혹에 대해 이재명 대표와 초선 의원들이 고개를 숙였죠. 그런데 정작, '돈 봉투' 의혹의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내 의원모임들은 잇따라 '조기귀국'을 요청하는 성명을 냈죠. 만약 송 전 대표가 거부한다면 출당이나 제명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는데요. 벌집을 들쑤신 듯한 민주당의 분위기와는 달리 송 전 대표는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웃음 띤 얼굴, 여유로운 모습으로 특파원들을 만났습니다. 자세한 건 22일 기자회견에서 밝히겠다며, 조기 귀국 요청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습니다.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현지시간 지난 19일) : {거취나 이런 거 관련해가지고 숙고가 필요하셔서…} 아니 원래 그렇게 정해놨어요, 처음부터. {조기 귀국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봐도 될까요?} 그날 말씀드릴게요. 아니 아무튼 22일날인가요, 우리가? {네네, 22일.} 아마 장소가 오늘 중으로 섭외가 되면 정하고, 저 수업이 있어서 들어가겠습니다.]
송 전 대표가 입장을 밝힌다는 22일, 토요일입니다. 토요일은 다음 날 조간신문이 나오지 않는 말하자면 뉴스의 공백이 있는 날인데요. 게다가 프랑스와의 시차를 고려하면 관련 기사는 밤에 나오겠죠. 최대한 위기를 피해보겠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김준일/뉴스톱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한국 시간으로 토요일 밤입니다. 아무도 뉴스를 보지 않고 바깥에서 놀고 있거나 술을 마시고 있거나 이럴 때 이제 이거를 잡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이슈를 피해 보겠다, 장기화하겠다라고 보여서…]
당내 중진 의원들도 송 전 대표를 향해 책임지는 자세로 진실규명에 나서라고 요청했하고 있습니다. 학생운동부터 시작해 5선 의원과 당 대표를 지낸 송 전 대표의 위치를 생각하란 겁니다. 탈당보다 더 센 '정계은퇴' 주문까지 나왔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송영길 대표가 학생운동의 지도자 아니었습니까?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데 위협하는 검찰독재가 거기에 정당성을, 들어오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게 되면 정당성을 부여하게 되는 모순관계가 있기 때문에 책임 있는 자세로 들어와서 이 문제에 대한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
[유인태/전 국회사무총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내 사건을 계기로 우리 정치 발전에 큰 모멘텀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좀 입장으로 자기희생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좀 구질구질하게 안 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에요. '내가 다 책임지겠다' 이래야죠. {정계은퇴 선언까지 해야 된다고 보세요?} 당연하죠.]
검찰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정근 녹취록' 속 강래구 한국 수자원공사 감사에 대해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요.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선 첫 구속영장입니다. 영장에는 '돈 봉투'로 뿌려진 9400만원 중에 8000만원을 강 감사가 지인을 통해 마련했고, 6000만원은 국회의원들에게, 2000만원은 지역 담당자들에게 전달됐다는 내용이 자세하게 담겼습니다. 강 감사는 두차례 검찰 조사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고 하는데요. 앞서 압수수색과정에서 검찰의 연락을 피하며 사실상 '잠수'를 타고 증거인멸을 하려 한 점이 구속영장 청구의 배경이 됐다고 합니다. 검찰은 녹취록에 등장하는 송 전 대표의 측근인 박모 전 보좌관과 윤관석·이성만 의원도 잇따라 소환할 예정입니다.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송영길 대표 전 보좌관 박모 씨와 통화) : (강)래구는 5개만 주라는데 나한테는 10개 달라고 했어. 줘 그냥. 나중에 적게 줬네, 많게 줬네 얘기하니까. 나한테 달라고, 10개 달라고 그런 거니까 그대로 줄게. 알아서 하라고 해야지.]
어제 저희 뉴스룸은 봉투 속 돈을 마련한 인물, 이른바 '스폰서'에 대해 추가로 보도해드렸습니다. 사업가 김모 씨입니다. 어떻게 돈을 요구하는지 '꿀팁'까지 공유하는 정황이 녹취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감사 (이정근 전 부총장과 통화) : OO이 월요일날 오면 '밥값이 없다. 현찰로 좀 마련해 줘라' 얘기해 놓으십시오. '얼마?' 그러면 '1000만원' 이렇게 얘기해야 됩니다. 그러면 얘는 100만원을 생각하고 있다가 1000만원을 두드려 맞기 때문에 500을 갖고 옵니다. 아시겠죠?]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강래구 감사와 통화) : 진짜 완전 엑기스 전수해 주네…]
김씨가 이 전 부총장, 혹은 송영길 캠프 측에 돈을 대고 받은 대가는 뭐였을까요. 한 가지 추정되는 건 김씨의 자녀가 이재명 대선 캠프에 출근하게 됐다는 겁니다. 윤관석 의원이 소위 '꽂아준' 정황이 녹취록에 담겼습니다.
[윤관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근 전 부총장과 통화) : 오늘부터 출근했다. {그랬어요?} 정무팀에 내가… {OO(한테) 전화해 볼게요, 있나.} 촐랑거리고 또 여기저기 얘기하지 말고… {나한테 얘기도 안 하던데?} OO도 아마 그 전화를 받으면 너한테, 아빠한테 먼저 하겠지. 그러니까 네가 또 제발 촐랑거리지 말고 가만히 있어.]
저 하겠지. 그러니까 네가 제발 촐랑거리지 말고 가만히 있어.]
김씨는 "자녀가 그 전에도 민주당 의원실에서 일을 많이 했고, 캠프는 봉사차원에서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여권에선, 대선 캠프에 아무나 들어가진 못한다고 했습니다. 송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연관성이 드러났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대선 캠프가 꾸려지면 들어오고 싶은 사람들이 저 마포대교 넘어까지 줄을 서요. 아무나 들어올 수가 없다라고 할 정도로… 송영길 전 대표에게 돈봉투 만들어 준 스폰서의 자녀가 윤관석 사무총장이 직접 챙겨서 대선 캠프 자리를 턱하고 차지했다? 이게 연관성이 아니면 대체 뭐가 연관성이겠습니까.]
이 대표, 앞서 '돈 봉투 의혹'에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지만요. 직접 조기 귀국을 요청했는데도 송 전 대표가 답변을 미루고 있는 데 대해선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정치권에선 이런 경우 빠른 '손절'이 국룰인데요. 이 대표가 송 전 대표에게 빚진 게 많기 때문에 단호하지 못한 거냔 추측이 나왔습니다. 대선 당시 송 전 대표는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이재명 당시 후보의 선거운동을 했죠. 대선 3개월 뒤 치러진 지방선거에선 이 대표에게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양보하기도 했습니다.여권에선 돈 봉투가 살포됐다면 그 수혜자는 이재명 송영길, 두 전 현직 대표라고 공세를 펴고 있죠. 이 대표는 돈 봉투를 받았다는 '지라시' 속 의원들에게 직접 연락해 물밑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단 보도가 나왔습니다. 해당 의원들은 대부분 부인했다고 합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해당 명단이라든가, 이 지라시의 근거를 전혀 우리가 파악하지 못하고요. 그중에 몇몇 분들은 전혀 개연성이 없는 분들도 일부 있으시거든요. 그 모든 분들을 해서 지금 하는 게 맞는지…]
여권에선 여러 건의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의혹을 확인하고 조치할 수 있겠냐고 했는데요.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이재명 대표가 만약에 저에게, 제가 민주당 의원이라고 치고 '돈봉투 받았어요?' 전화 오면 저는 이렇게 말할 것 같아요. '너나 잘하세요' 이재명 대표가 지금 국회의원들에게 전화해서 잘못을 질책할 수 있는 처지가 되나요?]
윤석열 대통령도 직접, 민주당의 돈 봉투 의혹을 겨냥한 발언을 했습니다. 어제 4.19 혁명 기념식에섭니다.
[제63주년 4·19 혁명 기념식 (어제) : 독재와 폭력과 돈에 의한 매수로 도전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허위 선동, 가짜뉴스, 협박, 폭력, 선동, 이런 것들이 진실과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기반해야 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왜곡하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혁명정신을 기리는 자리에서 야당을 비판하는 건 좀 뜬금없었다는 게 민주당의 시각인데요. 위기에 처한 상황이지만, 윤 대통령의 발언만은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뜬금없이 4·19 혁명 기념식에서 그 발언은 야당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대통령 상당히 궁지에 몰려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속에서 검찰의 오로지 민주당을 겨냥한 수사로 이 국면을 돌파하려고 하려는구나라는 그런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죠.]
'돈 봉투 의혹' 을 비호하려는 민주당 의원들의 시도, 오히려 뭇매를 맞기도 했는데요. 돈 봉투에 든 돈, 얼마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입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어제) : 사실 국회의원이 300만원 때문에 당대표 후보를 지지를 바꾸거나 이럴 가능성은 매우 낮은데요. 50만원은 사실 이게 한 달 밥값도 안 되는 돈이기는 하거든요.]
사실 어제 제가 정회원들의 댓글도 봤는데요. '50만원이 경악이면 50억은 뭐냐' '50만원은 죄고 99만원은 무죄냐' 즉, 50억 클럽이나 검사 술접대 의혹과 비교하는 말들이 있었습니다. 장경태 최고위원의 발언, 이런 상대적 비교를 하는 지지자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거였을까요. 하지만 83년 생 장경태 최고위원의 이런 발언엔 88년생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이 비판에 나섰습니다. 얼마 전 전세사기 피해자인 20대 청년이 2만원이 없어서 도움을 요청했었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례를 언급했는데요. 청년 정치인으로 국회에 입성한 장 최고위원이 초심을 잃었다, 사퇴하거나 당이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저는 국회의원 사퇴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돈봉투에 들어 있는 300만원이 대다수 청년들의 월급보다 많습니다. 기득권에 물들여져서 '50만원 별거 아니다', '300만원 정도에 국회의원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보편적 청년들의 인식과 동떨어진 발언을 하면 이 분이 국회의원일 이유가 없는 거예요.]
'돈봉투 의혹'이 몰고온 민주당의 위기, 국민의힘에선 오히려 정치교체를 위한 기회로 삼을 수 있단 얘기가 나왔었죠. 세대교체는 모르겠지만, 민주당에선 제도적인 개혁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돈 봉투가 효과를 낸 건 '대의원 제도' 때문이라며 당을 권리당원과 당원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건데요.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권리당원들의 권한 강화 얘기가 나올 때마다 당내 강성지지층의 입김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당내에선 논란이 되곤 했었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정말 돈 안 쓰는 당내 경선을 위한 고도의 과감한 정치개혁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대의원 중심제가 아니라 권리당원 중심제여야 되고… 대의원 제도 이 부분 때문에 지금 민주당에 당비를 납부하고 있는 당원이 한 200만명 정도가 되거든요. 200만명 전체를 대상으로 해서 사실은 불미스러운 선거 관행이 발생하기 어렵게, 사실은 제도를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만들어야 된다는 목소리는 확실하게 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은 송영길 전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30분간 통화를 했는데도 귀국을 미루고 있는 이유가 뭐냐, 진실을 은폐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 공세를 폈는데요. 관련 소식은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귀국 미룬 송영길…'돈봉투' 스폰서 자녀, 이재명 캠프 근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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