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배터리 개발 위해 2030년까지 20조원 투자…尹 “초격차 유지할 것”
'中장악' LFP배터리 경쟁력 확보 나서
국내 배터리 100% 순환체계 구축도
"혁신 통해 '산업 전쟁' 속 입지 유지"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2차전지(배터리) 업계와 정부가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해 2030년까지 20조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차세대 핵심기술 확보가 우리 미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통해 배터리 분야의 기술적 초격차를 이루고, 이를 통해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SK온, 삼성SDI(006400), 이른바 배터리 3사는 세계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CATL 등 중국 경쟁기업의 빠른 추격으로 그 주도권이 흔들리고 있다. 또 미국·중국 무역분쟁에서 비롯한 세계 공급망 재편 여파로 공급망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다.
‘꿈의 배터리’ 세계 최초 상용화
배터리 3사와 정부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자동차용 전고체 배터리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에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입기로 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가 길뿐 아니라 안정성도 월등하다. 전지 내 전해질을 액체 대신 고체로 사용하기 때문에 화재 등 위험성이 없다. 아직은 상용화 기술에 이르지 못했으나 2030년 전후께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시장을 빠르게 키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 배터리 기술도 고도화한다. 배터리 3사가 주도권을 쥔 삼원계(NCM) 배터리 외에 중국 CATL 등이 장악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에 필수적인 에너지저장장치(ESS) 3개 부문에 5년 간 민·관 합동으로 총 3500억원의 R&D 투자를 진행키로 했다. 삼원계 배터리 전기차의 최대 주행가능거리를 현 500㎞에서 2030년까지 800㎞로 늘리고, 2025년까지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해 2027년엔 중국 경쟁사를 제치고 최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게 목표다.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상황에 대응해 2차전지 부문 소재·장비 부문의 경쟁력 강화 정책도 함께 추진한다.
국가 간 확보 경쟁이 치열한 배터리 소재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리튬 등 핵심광물 가공기술을 국가 첨단전략기술에 포함키로 했다. 정부는 최근 관련법 개정을 통해 첨단전략기술 관련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8%에서 15%(중소기업 16→25%)로 끌어올린 바 있다.
또 관련 장비기업 육성을 위해 주요 기술을 소부장특별법상 핵심 기술로 지정해 정부 R&D 과제와 5000억원 정책펀드 지원을 집중키로 했다. 배터리 양극재 국내 생산능력을 지난해 38만톤(t)에서 2027년 158만t으로 4배 이상, 배터리 장비수출을 같은 기간 11억달러에서 35억달러로 3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다.
해외 수입에 의존해야하는 배터리 핵심소재 국내 수급을 원활히 하고자 이차전지 선순환체계도 구축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배터리 100% 순환체계를 확립한다는 목표 아래 현재 정부 주도로 진행 중인 배터리 회수-인력관리-재활용-친환경 인증 절차를 만들어가기로 했다. 이를 촉진하기 위한 사용후 전지 특별법 제정도 추진한다.
윤 대통령은 이차전지를 반도체와 함께 한국 안보·전략자산의 핵심으로 지목하며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우리 이차전지 산업은 지금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고 있으나 치열한 세계 산업 전쟁 속 그 입지를 유지하기 위한 도전이 만만치 않다”며 “기술 혁신으로 우리의 경쟁력과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확실하게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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