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美 대중국 반도체 기술 통제 효과 나타나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사태로 세계 경제계는 반도체 부족이라는 사태를 겪어야 했다.
미국과 중국이 지정학적으로 뿐만 아니라 경제, 특히 기술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면서 미국이 반도체 생산국들을 끌어들여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해왔다.
20일 최종현 학술원은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과학혁신, 글로벌 공급망과 지정학 리스크’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해 반도체 관련 이슈들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기조연설에서 “세계 경제와 산업은 공급망 뉴노멀 시대를 맞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기 속에 많은 국가들이 원자재에 있어서 보호주의적으로 변하고 있어 공급망 안정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 참석자들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기술 수출 통제가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고 입을 모았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 교수는 대중국 다자간 수출 통제가 그동안 상당한 효과를 보였다며 “앞으로 5~10년동안도 효과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도 대체할 수 없다고 했다.
제조장비 통제는 5년정도 효과가 있겠으나 중국 정부가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10년뒤는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며 하지만 “10년뒤에도 한국과 미국, 일본, 대만 기업들은 분명히 독점을 하고 있을것”이라고 낙관했다.
첨단메모리칩 수출통제와 관련해 그는 한국과 마이크론 같은 미국 기업들이 경쟁관계라며 "효과적인 대중국 수출 통제를 생각해내야 한다"고 했다.
최준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 리더십을 확실하게 가져가려는 것을 확고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수출통제는 바이든이나 트럼프 행정부 훨씬 이전인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며 당시 미국이 일본 반도체 기업들을 견제해 7개 업체가 큰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필요한 설비 확보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설비없이는 반도체를 개발하거나 설계할 수 없어 생산이 불가능해지고 있다며 "미국의 수출 통제가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또 이로인해 중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 대상인 SK하이닉스, 삼성전자도 분명이 이득을 보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이 우리 기업 뿐만 아니라 미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도 있어 고민이라고 했다.
최 부사장은 중국의 반도체 시장 규모가 원유보다도 반도체를 더 많이 수입하고 있을 정도라며 "중국시장 없이 어떤 반도체 회사도 자본지출과 연구개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반도체 공급망이 이원화 되면 지금보다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이로인해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을 경계했다.
만약 공급망이 갈라질 경우 비싸지는 비용을 소비자들이 부담할 것이라며 "아이폰이 비싸는것을 우리는 원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제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러 해결책을 생각할 때”라고 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반도체 업계의 미래는 인재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았다.
권 교수는 반도체 관련 글로벌 인재 불균형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 특히 박사 과정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앞으로 8만명에 가까운 박사 학위 소지자가 중국에서 배출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미국은 줄어들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과 일본도 이공계 박사 학위 소지자가 5~10년안에 더 줄어들 것이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에는 젊은 인재들이 많아 인력 불균형 문제 해소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민구 미국 컬럼비아대 전기공학 교수 또한 반도체 산업의 기반은 인재라고 했다.
그는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력있는 공학자가 필요하며 특히 최신 기술에 대해 잘 이해하는 석사학위는 최소 소지해야하기 때문에 인재가 중요하다고 했다.
석 교수는 이들 고학력 기술자들이 있기에 시간은 걸리지만 최첨단 기술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우려되는 한국의 두뇌 유출에 대해 외국에서 학위를 받고 귀국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 정부가 적극 유지하는데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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