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지존→사업가 변신' 서세원, 이국 땅에서 쓸쓸히 지다

강일홍 2023. 4. 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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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서세원 캄보디아 프놈펜 치료 중 심정지 사망
수 조원 대 미디어 사업 추진하다 병원치료 중 '타계'

서세원은 20일 오후 1시 께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한인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던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평소 '당뇨 합병증' 등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방송인 서세원(67)이 20일 세상을 떠났다. 서세원은 이날 오후 1시 께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한인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던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더팩트>가 이날 오후 故 서세원의 캄보디아 사업 파트너인 채 모씨와 통화한 결과 평소 '당뇨 합병증' 등 지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세원과 캄보디아 현지서 캄보디아 내 미디어 사업을 함께 해온 이 측근은 <더팩트>와 전화 통화로 사망 전후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서세원은 대중스타로서는 부침이 극명하게 엇갈린 연예인 중 한 명이다. 연예활동 기간 개성이 강했던 만큼 대중의 호불호도 뚜렷했다.

그는 예능 방송인으로 출발해 영화제작자, 목사, 타운하우스 분양 등 부동산 사업가로 거듭 변신했다. 한때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예능지존'이었다. 90년대 후반부터 그가 이끈 '서세원쇼'는 예능토크 34.8%라는 전무후무한 시청률 기록을 갖고 있다.

서세원은 대중스타로서는 부침이 극명하게 엇갈린 연예인 중 한 명이다. 연예활동 기간 개성이 강했던 만큼 대중의 호불호도 뚜렷했다. 그는 예능 방송인으로 출발해 영화제작자, 목사, 타운하우스 분양 등 부동산 사업가로 거듭 변신했다. /더팩트 DB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2001년 영화 '조폭마누라'의 공동제작자로 대성공을 거두지만 이후 제작한 '긴급조치 19호' '도마 안중근' 등이 잇달아 실패로 돌아가면서 방송인으로는 물론 영화제작자로도 힘든 시기를 보내야했다.

2014년에는 부인 서정희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도마 위에 올랐고, 이듬해인 2015년 두 사람은 이혼했다. 이혼과 재혼을 거치며 서세원은 대중적 입지가 좁아졌고, 사실상 은둔에 가까운 조용한 삶을 선택한다.

그의 근황이 다시 알려진 건 새 가정을 꾸리고 다섯 살 짜리 어린 딸을 둔 평범한 가장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다. 서세원은 경기 용인 지역에서 최근까지 60여채의 전원형 타운하우스를 지어 분양한 사실도 알려졌다.

2020년에는 캄보디아에서 3조 원대(25억 달러) 글로벌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직접 알리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20년 7월 더팩트 보도, [단독] 방송인 서세원, 캄보디아서 3조 원대 글로벌 사업 추진>

당시 단독 인터뷰에서 서세원은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 건설사들과 공개입찰을 거쳐 캄보디아 내 미디어 사업을 포함한 호텔 레지던스 카지노 골프장 종합병원 등 대규모 부동산 건설 사업권을 따냈다"고 밝혔다.

총 사업규모는 3조원 대로 추정됐고, 건설 전문기업이 아닌 민간인 자격으로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을 수주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코로나로 주춤하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력을 되찾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픈 상처가 있다고 해서 행복했던 시간과 기억들까지 모두 지워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인이었던 서세원은 사업실패와 가정불화 등의 논란을 겪은 뒤 불우한 방송인으로 남아있다. 사진은 2020년 7월 기자와 인터뷰 당시 모습. /더팩트 DB

<더팩트>와 인터뷰 당시 서세원은 "2005년 영화 '도마 안중근' 제작 공개 때 가진 시사주간지 주진우 씨와 인터뷰한 이후 15년 만이다"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인이었던 서세원은 사업실패와 가정불화 등의 논란을 겪은 뒤 불우한 방송인으로 남아있다. 첫번째 서세원의 발목을 잡은 것은 영화다. '조폭 마누라' 대박 히트로 영화사업에 올인하다 연거푸 고배를 마시면서 자주 송사에 휘말렸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 부부갈등까지, 불미스런 가정문제로 이어지며 대중스타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는다. 서세원은 2015년 서정희와 이혼했다. 얼마 뒤 그는 해금연주자인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조용히 혼인신고를 하는 것으로 재혼 가정을 꾸렸다. 이혼과 재혼이 맞물리면서 사생활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서세원은 1979년 라디오(TBC)를 통해 데뷔한 뒤 '영일레븐' '청춘만만세' '청춘행진곡'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에서 20여년간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동시대의 예능 라이벌들인 김형곤 주병진보다 늘 우위를 지켰다.

<더팩트>와 생전 마지막 인터뷰 당시 그는 이렇게 심경을 밝혔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공인으로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다. 헤어짐을 피할 수 없듯이 새로운 만남도 마찬가지다. 한 개인의 삶과 인생은 누구한테나 소중하다. 유명 연예인이어서 짓밟히듯 매도되는 건 부당하다. 아픈 상처가 있다고 해서 행복했던 시간과 기억들까지 모두 지워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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