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공채 선호하던 日 이젠 경력채용 급증세
전문인력 부족현상 심화 탓
연공서열 장기근무제 급변
일본 기업의 채용과 근무 방식에서 '공채 후 장기 근속'이 줄어드는 반면 경력자 수시 채용 등 '중도 채용'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일손이 부족하고 전문인력 등의 필요성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대졸자를 일괄적으로 뽑아 연공서열 임금으로 장기 근무하게 했던 문화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주요 기업 2308개의 2023년도(올해 4월~내년 3월)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중도 채용 숫자는 9만4430명으로 전년도보다 24.2% 증가했다. 또 신(新)졸업 일괄 채용(대학·대학원 졸업예정자를 일괄 채용해 다음 해 봄에 입사) 등을 포함한 전체 채용에서 중도 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37.6%로, 7년 새 2배가 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금년도 중도 채용 비율은 비제조업이 39.9%, 제조업이 31.7%였다.
이처럼 일본 기업이 중도 채용을 늘리는 데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에 따른 인력 부족, 디지털전환(DX) 등의 진전에 따른 전문인력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화로 2030년 일본의 15~64세 인구는 2022년보다 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코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정규직 사원이 부족한 기업의 비율은 51.7%였다. 2012년 2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일본 기업의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또 디지털 분야 등 전문인재는 단기간에 육성하기 어려운 만큼 경력직 등을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신졸업 일괄 채용으로 직원을 뽑고,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올라가는 방식으로 관리하며 장기 근무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작년 후생노동성 조사에서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높아지는 '정기 승급' 제도를 운영 중인 기업은 80% 수준에 달했다. 또 평균 근속연수는 과장급이 20.5년, 부장급이 22.1년으로,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관리직으로 승진하는 연령이 5~10세 높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 내외부에서 직무에 맞춰 선발하는 '직무형 고용' 제도가 확대되는 등 일본 기업의 채용 방식에도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히타치제작소의 경우 작년부터 직무형 고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금년도 중도 채용 규모가 처음으로 신졸업 일괄 채용과 같아졌다.
닛케이는 "오랫동안 일본의 표준이었던 신졸업 일괄 채용이 종언을 맞고 있다"며 "새로운 고용 시스템 구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도쿄 김규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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