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가 키운 웹툰 … 美 빅테크들 눈독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3. 4. 2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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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애플 첫 웹툰 서비스
일본 이어 북미 진출 초읽기
콘텐츠는 韓 제작자가 공급
K웹툰, 새 전기 마련 주목

한국이 종주국인 웹툰 시장에 아마존에 이어 애플도 뛰어들었다.

이들 빅테크는 우선 일본 시장에 진출해 네이버(라인망가)·카카오(픽코마)와 플랫폼 경쟁에 돌입한다. 애플은 국내 웹툰 제작사가 콘텐츠를 독점 배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돼 한국이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을 갖춘 웹툰 생태계의 세계적 저변이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과 북미 등 세계 시장에서 이제 막 독점적 위치를 가진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네카오 입장에서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는 의미가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아마존의 북미 시장 진출이 시간문제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0일 정보기술(IT) 업계 등에 따르면 애플의 전자책 플랫폼인 애플북스가 지난 14일부터 일본 이용자를 대상으로 '세로 읽는 만화'(웹툰) 페이지를 신설했다. 애플북스에는 국내 웹툰 전문 스튜디오인 케나즈(KENAZ)가 콘텐츠를 독점 배급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케나즈 관계자는 "일단 일본에서 20개 이상의 오리지널 웹툰 시리즈 출시를 시작으로 애플에 한국 웹툰 제작자들의 웹툰 콘텐츠를 독점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웹툰 플랫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3년 이상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180여 명 규모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100여 개 웹툰 만화 시리즈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일본을 시작으로 (애플이) 북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지난 7일 일본에서 '아마존 플립툰'이라는 이름으로 웹툰 서비스를 내놨다. 아마존 역시 키다리스튜디오와 레진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회사들에서 콘텐츠를 공급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마존은 국내 웹툰 업체들이 사용 중인 유료화 모델을 벤치마킹했다. 애플과 아마존이 일본에서 '예열'을 마친 후 북미 시장에서 본격적인 웹툰 플랫폼 사업을 펼칠 경우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를 통해 K콘텐츠가 세계적 인기를 얻었듯이 국내 웹툰 제작사들 기회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들 빅테크는 경쟁력 있는 IP를 공급받기 위해 더 많은 혜택을 무기로 다수의 국내 웹툰 제작사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 자사 디바이스에 애플북스를 기본 탑재하고 있어 강력한 판매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웹툰 플랫폼의 '결제이용자(PU)' 수치에 주목한다. 이미 시장이 성숙화한 한국과 달리 미국, 유럽 등은 초기 단계로 전 세계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아 네카오가 주목하는 시장이다. 한국은 유료 결제 이용자 비율이 26%에 달하지만 전 세계 시장 전체로 봤을 때는 10%에 불과하다. 더욱이 최근 웹툰 콘텐츠의 경우 영화, 드라마 등으로의 IP 비즈니스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한편 일본은 전 세계 웹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는 중요한 시장이다. 애플과 아마존이 북미 진출 대신 일본 시장이라는 우회로를 택한 이유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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