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최고위 참석 대신 원내대표 면담…與, 사퇴설 선긋기(종합2보)

노선웅 기자 박기범 기자 신윤하 기자 2023. 4. 20. 17: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재옥 "국민입장 깊이 생각해야"…자진사퇴설? "논의없었다"
다음 회의부터 정상 참석할 듯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태영호 최고위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마친 뒤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태 최고위원은 최근 '제주 4·3사건은 김일성 일가의 지시', '쓰레기(Junk) 돈(Money) 성(Sex)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것' 등의 메시지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2023.4.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박기범 신윤하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최근 거듭된 실언 논란으로 당 안팎서 비판이 이어지자 당 지도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회의 참석 대신 원내대표와 면담을 신청해 논란을 타개할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나타나지 않았다. 회의장에는 통상 참석자 이름과 직책을 알리는 명패가 마련되는데, 이날 현장에는 태 최고위원의 명패도 마련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2차례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다. 당 지도부가 당내 주요 의제를 논의하는 공식 회의로,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대부분 회의에 참석한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 참석 대신 회의장 옆에 있는 원내대표실에서 윤재옥 원내대표를 기다렸다가 면담했다.

태 최고위원은 약 30분간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면담 요청 이유에 대해 입을 아꼈다. '최고위에 나오지 말라는 요청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아닙니다", '언제까지 최고위에 참석하지 않을건지' 묻는 질문에는 "그만하시죠"라고 답했다.

윤 원내대표도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제기된 사퇴설에 대해 "그런 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도 최고위에 참석하지 않는지, 오늘 최고위 불참은 본인 의사였는지 묻는 질문에 각각 "본인이 판단하실 문제", "본인 의사였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부하는 말로 "국민들의 기본적 입장을 깊이 생각해서 입장을 가지면 좋겠다는 정도로 (말했다)"고 밝혔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태 최고위원 불참 이유에 대해 "그건 잘 모르겠다"면서도, 회의에서 자진사퇴 관련 논의가 나왔는지 묻는 질문엔 "그런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태 최고위원은 회의엔 불참했으나, 직후부터 페이스북 논평을 활발하게 올리는 등 평소대로 활동을 이어갔다. 면담 직후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24일 통일부, 김석기 의원과 공동주최하는 북한인권 관련 토론회 개최 소식을 알렸다,

오후에는 페이스북에 국군포로의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 구상권 검토를 주장하는 논평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글에서 "올해는 한국전쟁이 멈춘 70주년이다. 70년이 흐르는 동안 국가가 북한에 억류된 포로에 대한 진상규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이들은 탈북해 목숨 걸고 지키고자 했던 자유대한민국을 찾아왔다"며 "북한 지역이 헌법상 우리 영토에 속해 외국정부로 볼 수 없다 하더라도,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 이들에 대한 피해보상을 정부가 선지급한 후, 구상권을 북한에 행사하는 방식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그는 또 한 번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발언에 대한 야당의 비판을 반박하는 논평을 올렸다.

그는 "대통령은 전쟁 당사국과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고려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는 점과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또는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하는 경우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며 "무조건적 살상 무기 지원이 아닌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등의 사안'이 발생하면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점을 밝힌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권에 따르면 태 최고위원은 전날 밤까지 회의준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날 오전 김장환 목사의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뒤 국회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회의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보좌진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 최고위원은 자신을 둘러싼 실화 논란이 이어지자 이로 인해 최고위에 부담이 갈까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칫 어색한 상황이 연출될 경우 당내 혼란으로 비칠 수 있다고 판단해 회의에 불참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태 최고위원은 마찬가지로 잇단 설화로 한달간 자숙에 들어간 김재원 최고위원과 달리, 계속해서 회의에 불참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당분간 역사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낮추되, 최고위 및 의정활동에는 정상적으로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태 최고위원은 최근 '제주 4·3사건은 김일성 일가의 지시', '쓰레기(Junk) 돈(Money) 성(Sex) 민주당. 역시 JMS 민주당',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것' 등의 메시지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특히 김구 선생에 대한 발언이 알려진 이후 김기현 대표가 직접 태 최고위원을 만나 경고한 사실도 알려졌다. 김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로 인정하고 있고, 그 뜻을 잘 승계하기 위해 국민의힘이 노력하고 있다"며 태 최고위원 발언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태 최고위원이 이날 중 김기현 대표와도 면담을 가질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아직까지 면담 일정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buen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