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차전지 국가전략된 매경 제안 '마더 팩토리', K혁신 거점돼야

2023. 4. 2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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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가 지난 3월 국민보고대회에서 국내 제조 역량을 유지하면서 해외 생산 거점을 개척하는 묘수로 제안한 '마더 팩토리'가 2차전지 국가전략으로 채택됐다. 매일경제는 연구개발(R&D)과 시제품 생산을 담당하면서 기업의 두뇌 역할을 하는 마더 팩토리는 국내에 두고, 해외 공장에는 현지화와 양산을 맡기는 분업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20일 열린 '2차전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매경 제안을 수용해 "최첨단 제품을 생산하고 기술·공정을 혁신하는 마더 팩토리를 국내에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차세대 전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와 코발트 프리 전지, 원통형 4680전지를 국내 마더 팩토리에서 먼저 생산한 다음 해외에서 양산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자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핵심 제조 역량까지 해외 공장에 맡길 경우 국내 제조 역량은 무너질 수 있다. 산업공동화까지 우려된다. 그렇다고 해외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보조금 지급 등에서 차별을 받을 게 뻔하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17일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지급하는 전기차 차종을 발표하면서 한국차를 쏙 뺐다. 전기차 배터리 역시 부품의 절반은 북미산을 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는 미국에 이어 EU까지 보조금을 앞세워 공장 이전을 압박한다. 이를 외면하면 미국과 유럽 시장을 놓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마더 팩토리 전략을 채택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미 LG전자는 창원 공장에 미국 테네시 공장의 마더 팩토리 역할을 맡기면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한다.

마더 팩토리 전략이 성과를 내려면 국가 지원도 필요하다. 마더 팩토리 역할을 할 국내 공장을 첨단화하고 R&D 역량을 갖추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업들은 신속하게 마더 팩토리를 갖출 것이다. 동시에 외국의 주요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R&D센터 유치도 필수다. 그렇게 하면 국내 마더 팩토리가 전 세계 제조업 중심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세계 5대 경제강국(G5) 도약도 빨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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