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청와대 사미인곡
이 정도면 정말 병적인 집착이다.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지 1년이 다 돼가는데도 아직까지 "왜 청와대에서 나왔냐"며 사사건건 시비다. 이젠 아예 "재집권하면 청와대로 들어가겠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청와대에 대한 애착이 처음부터 이랬다면 그러려니 하겠다. 하지만 구중궁궐 청와대를 제왕적 대통령제와 권위주의 불통 상징으로 적폐시하고 악마화했던 게 민주당 아니었나. 청와대에서 방을 빼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는 대선공약을 한 게 민주당 아니었나.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렸다면 부득이하게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사를 소환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그는 "군림하고 통치하는 권위적 대통령 문화 청산을 위해 청와대에서 나오겠다"고 했다. 나중에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지만 말이다. 현 정부는 '청와대 방 빼기'를 실천에 옮겨 전 정권의 언행불일치를 바로잡았을 뿐이다. 그런데 전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나오는 마지막 날까지 '마땅찮다'며 악담을 퍼붓고, 민주당은 1년째 청와대 사미인곡 타령이니 어이가 없다. 지난해 역대급 물난리 대처가 늦은 것도, 이태원 참사도, 미국 도감청도 청와대에서 나왔기 때문이란다.
하다 하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 1년을 비판하는 토론회까지 열어 "천공이 한남동 공관을 둘러본 지 1주년이 됐다"며 "신정일치(神政一致) 사회" 운운하는 가짜뉴스까지 퍼트렸다. CCTV 분석 결과, 천공이 공관을 방문한 적이 없는 걸로 확인됐는데도 말이다.
팩트와 상관없이 그냥 무속과 억지로 엮어 대통령실 이전에 재만 뿌리면 된다는 식이다. 전 정권 5년간 그렇게 국민이 하지 말라는 건 다 하더니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준 것을 훼방 놓고 훼손하려는 그 저열한 심보가 고약하고 괘씸하다. 여하튼 청와대가 그렇게 좋다면 민주당 사람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재집권하면 청와대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걸 총선·대선 정식공약에 꼭 포함시키길 바란다. 그런데 청와대 개방 후 10개월 만에 참관객이 300만명을 넘어선 걸 민주당 사람들이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박봉권 논설위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속보] 서세원 사망, 캄보디아 병원서 링거 맞다 심정지 - 매일경제
- 아스트로 문빈 사망…자택서 숨진채 발견 - 매일경제
- ‘골초’ 김정은의 딸 김주애 활용법…고모 따라 재떨이 시중 - 매일경제
- 카푸어도 타는 벤츠·포르쉐 지겨워서…“이름이 뭐예요” 궁금증 폭발[세상만車] - 매일경제
- “7년 지났는데 400만원 받았대”…오래된 사고 보험금 청구해볼까 - 매일경제
- 대기업 맞벌이마저...“아이 안 낳아요, 가난 물려주기 싫어서”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예의 없으니 재수나 하고 자빠졌다”... 유명 입시학원 강사 막말 - 매일경제
- “노재팬 다음은 노제주?”…입도세에 불매운동 이뤄질까 - 매일경제
- [속보] 中 “韓 ‘하나의 중국’ 지키고 대만문제 신중처리하길” - 매일경제
-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 복귀 고려 안 한다 [EPL]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