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이라더니 눌러보니 80만원?...발란 '낚시 광고'에 공정위 경고

명품 플랫폼 발란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발란 제공.

[이데일리 문다애 기자] 명품 플랫폼 발란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기 상품 가격을 저렴하게 표기해 소비자들의 클릭을 유도한 뒤, 실제 가격은 두 배 가량에 달하는 ‘꼼수 표기’를 하는 방식이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경고 조치를 내렸으나, 발란 측은 당초 원가격이 사이즈별로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정위는 지난 12일 발란이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로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위반)를 했다며 심사관 전결 경고를 내렸다.

발란은 온라인몰에서 특정 브랜드 운동화 A를 30만원대에 판매한다고 표시해 소비자를 유인했다. 하지만 실제 구입을 위해 상세 페이지에 접속하면 특정 하나의 사이즈만 그 가격이 적용되고, 나머지 사이즈는 기존 가격의 두 배인 70만∼80만원으로 표기됐다.

또한 사이즈 표기법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했다. 할인 가격이 적용된 미국(US) 사이즈 옵션은 ‘재고 부족’으로 구매가 불가했으나, 같은 크기의 한국 사이즈 상품은 구매가 가능했다. 결론적으로 한국 사이즈로 구매하면 미국 사이즈 보다 두 배 비쌌던 것이다. 이는 구매 과정에서 ‘숨겨진 가격’이 추가로 드러나는 일종의 다크패턴(눈속임 상술)이다.

발란은 “인기 희소제품이라 애초 원가격이 사이즈별로 다르고 인기 사이즈는 더 비쌌기 때문에 판매자가 설정한 내용으로, 해당 부분은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며 “다만 동일한 제품의 한국 사이즈와 미국 사이즈의 가격과 재고를 달리한 점에 대해 경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거짓·과장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다만 발란이 위법 행위를 자진 시정했고, 위반 정도가 경미한 점을 고려해 경고 처분만 내렸다.

발란 관계자는 “향후 이 같은 소비자 혼선을 없애기 위해 자체적으로 상품 가격을 조사, 같은 상품의 최저가와 최고가의 차이가 20% 이상 발생할 경우 사안별로 특수 상황인지를 검증하는 방식을 도입했다”며 “조사 결과 가격 차이가 불합리할 경우 불이익을 부과하고 상품을 미노출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란의 소비자 기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발란은 유튜브 ‘네고왕’ 출연을 계기로 17% 할인 쿠폰 행사를 진행했으나, 일부 판매자가 행사 직전 상품 가격을 인상하며 논란이 일었다.

문다애 (dalov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