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 “우크라 5살 소녀 쏴 죽였다…프리고진이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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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러시아 용병 '바그너(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는 물론 어린이 등 민간인 수십명을 살해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우리는 그들을 향해 총알을 발사했다. 이건 전쟁이다. 그곳에서 한 일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할 수만 있으면 돌아가고 싶다." 그는 또 지난 1월 다른 바그너 용병들과 함께 동부 도시 바흐무트 인근 참호에서 다친 채 수용돼 있던 우크라이나군 포로 약 60명과 탈영을 시도한 러시아군 용병에게 수류탄을 던져 수십명을 죽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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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우크라군 포로 사살 증언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러시아 용병 ‘바그너(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는 물론 어린이 등 민간인 수십명을 살해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은 러시아 인권단체 ‘굴라구.넷’(Gulagu.net)이 전날 전직 바그너 용병 2명과 진행한 1시간17분짜리 영상 인터뷰를 인용해 이렇게 전했다. 영상에서 자신을 아자마트 울다로프라고 밝힌 인물은 그가 동부 바흐무트에서 전투를 하는 동안 어린이들을 포함한 민간인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그와 동료 용병들은 바흐무트의 9층짜리 아파트의 지하에서 몸을 피하고 있던 한 무리의 민간인을 죽였다. 그 가운데 어린이들도 있었다. “소녀는 소리를 질렀다. 어린 아이였다. 다섯 살이나 여섯 살 정도 됐을까. 나는 소녀를 쏴 죽였다. 나는 아무도 밖으로 내보내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울다로프는 ‘이런 지시를 누구한테 받았느냐’는 인권단체 활동가의 질문에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 용병 알렉세이 사비체프(49)는 영상이 공개된 뒤 <가디언>과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여섯 달 동안 전투에 참여하는 동안 우크라이나군 포로의 즉결 처형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포로를 잡아가지 말고 그 자리에서 총으로 쏴 죽이라는 지시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지난 가을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솔레다르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사비체프는 포위된 우크라이나군 20명을 사살하는 데 참여했다. “우리는 그들을 향해 총알을 발사했다. 이건 전쟁이다. 그곳에서 한 일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할 수만 있으면 돌아가고 싶다.” 그는 또 지난 1월 다른 바그너 용병들과 함께 동부 도시 바흐무트 인근 참호에서 다친 채 수용돼 있던 우크라이나군 포로 약 60명과 탈영을 시도한 러시아군 용병에게 수류탄을 던져 수십명을 죽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저지른 범죄와 관련해 이 정도로 자세한 증언이 나온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안톤 그라첸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은 이 영상 일부에 영어 자막을 달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사비체프는 살인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수감됐지만 지난해 9월 대통령 사면으로 석방된 뒤 바그너 그룹에 합류했다. 지난해 가을 바그너 그룹은 전쟁에 투입할 병력을 모으기 위해 유죄 판결을 받아 수감 중인 수감자 수만 명을 모집한 바 있다. 이들에게 여섯 달 동안 전투에 참여한 뒤 살아남으면 자유를 주겠다고 했다. 사비체프는 3월12일 복역을 마친 뒤 러시아에 거주 중이다. 그는 <가디언>에 굴라구.넷과의 인터뷰에 응한 뒤 도주 중이며 여러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전쟁 범죄 실상을 보여주는 이러한 증언에 대해 프리고진은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부인했다. 바그너 용병들은 “결코 (아이들을) 건드린 적도 없고 건드리지 않는다”고 맞섰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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