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산재로 장애 얻은 이들을 위한 ‘희망공작소’...재활공학연구소를 가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달 20일 서울에서 차로 1시간가량을 달려 도착한 인천 부평구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
이곳에선 산업재해로 장애를 얻은 환자를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활의료기기 개발이 한창이다.
이석민 재활공학연구소장은 "선진국의 경우 산재 장애인 80%가 사회에 복귀하지만, 국내에선 복귀율이 70%에 머물고 있다"며 "공학기술과 의료기술을 접목해 재활 보조 장치를 개발해 이들의 복귀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年 3만명 사고로 장애 판정, 사회 복귀 못 해
“공학기술, 의료기술 접목해 복귀 도와”
“의수로 피아노 치는 것, 이론적으로 가능”
이달 20일 서울에서 차로 1시간가량을 달려 도착한 인천 부평구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 이곳에선 산업재해로 장애를 얻은 환자를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활의료기기 개발이 한창이다.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의족과 의수가 개발된 데 이어 손으로 미는 수동 방식과 모터로 달리는 수전동 전환형 휠체어가 이곳에서 처음 개발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해마다 13만명의 노동자가 산재 사고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0만명이 추락·끼임·부딪힘 등 3대 사고로, 나머지 3만명이 업무를 하며 얻은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이 중 해마다 3만명이 장애 판정을 받고 사회적 활동에 복귀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석민 재활공학연구소장은 “선진국의 경우 산재 장애인 80%가 사회에 복귀하지만, 국내에선 복귀율이 70%에 머물고 있다”며 “공학기술과 의료기술을 접목해 재활 보조 장치를 개발해 이들의 복귀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재활공학연구소는 지난 1994년 근로복지공사 부설 재활공학연구센터로 출범했다. 출범 4년 만인 1998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AI 의족과 의수를 개발했다. 2002년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한 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복지용구와 의료기기 시험검사 대표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복지용구란 침대, 휠체어처럼 환자 재활에 쓰이는 모든 장비를 의미한다.
이날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연구소를 찾았다. 오전 10시쯤 연구소를 찾은 그는 30분가량 자율주행 전동휠체어를 직접 경험했다. 체험을 마친 뒤 오 처장은 “그동안 수동으로 밀었던 휠체어가 전동화된 것은 기술의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그는 재활의료기기 정책과 행정 지원 방안을 위해 업계와 간담회도 진행했다.
재활의료기기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수익성이 떨어져 민간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재활공학연구소가 필요한 배경이다. 연구소의 연구개발(R&D) 인력 40명은 매년 1인당 국가 연구 과제 하나씩을 수행한다. 외부 수탁과제와 범부처 과제까지 더하면 연구소가 해매다 소화하는 과제는 60건에 달한다. 민간에 보급한 재활보조기구는 지금까지 30종에 이른다.
한때 재활의료제품은 해외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국산화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선순환’도 이어지고 있다. 인공 무릎만 해도 과거 최소 5000만~1억5000만원에 달했지만 국산 기술이 개발되면서 가격이 1700만원까지 내려갔다. 국산화를 통해 덩달아 해외 제품이 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효과도 있다. 의수의 경우도 해외 제품은 1300만~1500만원대였지만, 500만원대의 국산 제품이 출시되면서 800만원대로 떨어졌다.
기자가 취재한 이날도 연구원들은 재활의료기기 개발과 시험부터 인증, 조립에 한창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 소장은 “연구와 시험인증, 보급, 행정운영부서로 구성해 연구 초기부터 보급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기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공적 역할이 크기 때문에 재활의료분야 시스템 발전과 향상에 핵심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최근 양보다는 ‘질’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소를 찾은 환자들에게 직접 들은 의견을 곧바로 R&D에 적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산업재해는 물론, 교통사고 환자도 연구소를 찾고 있다.
이 소장은 “피아노를 치려면 뇌 신호가 아주 빨리 전달돼야 하는데, 의수를 하고 피아노를 치는 것도 용량과 속도 문제일뿐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며 “공학기술을 통해 장애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도록 인류 공공의 목적을 위해 소명의식을 갖고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
- 무비자에 급 높인 주한대사, 정상회담까지… 한국에 공들이는 中, 속내는
- 금투세 폐지시킨 개미들... “이번엔 민주당 지지해야겠다”는 이유는
- 5년 전 알테오젠이 맺은 계약 가치 알아봤다면… 지금 증권가는 바이오 공부 삼매경
- 반도체 업계, 트럼프 재집권에 中 ‘엑소더스’ 가속… 베트남에는 투자 러시
- [단독] 中企 수수료 더 받아 시정명령… 불복한 홈앤쇼핑, 과기부에 행정訴 패소
- 고려아연이 꺼낸 ‘소수주주 과반결의제’, 영풍·MBK 견제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