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복지장관, 간호사들과 연일 대화…종합병원 찾아 간담회

강승지 기자 2023. 4. 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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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오후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현석경 간호부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3.4.2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간호사의 업무범위와 처우개선 등을 골자로 한 간호법 제정을 두고 의료계와 간호계 갈등이 갈수록 격해지고 정치권에서도 쟁점이 되자 보건복지부 장·차관들이 일선 의료현장을 찾아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20일 서울 양천구 소재 이화여자대학교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이대목동병원)을 방문해 중환자실 및 수술실, 응급실 등 특수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박민수 제2차관은 서울 강남구 소재 서울삼성병원을 찾았다.

복지부는 인력 부족, 불규칙한 교대 근무 등에 따른 간호사의 소진과 조기 이직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이날 간담회를 마련했다.

간호사 1명이 담당하고 있는 평균 입원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이 16.3명으로 외국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 병원 근무의 간호사 약 82%가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데 인력이 부족하니 3교대 근무표가 빈번하게 바뀌어 간호사들은 자신의 근무 일정을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일·가정 양립 등 삶의 질이 떨어지는 데다 3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의 91.4%는 불안한 수면 상태를 호소하는 등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다. 간호사의 이직률은 14.5%로 타 산업군(5.3%) 대비 약 3배 높은 수준이다.

병원 근무 간호사의 48.9%, 야간근무 일수가 월 5일 이상인 간호사의 80% 이상이 열악한 근무조건과 높은 노동강도로 인해 이직을 고려한다. 특히 중환자실, 수술실 등은 24시간 내내 높은 업무 강도와 긴장도 등 업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고숙련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면서 근무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1월 대한간호협회 등과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 수립 협의체'를 구성해 간호사의 근무환경 개선과 전문성 강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복지부는 오는 5월 12일 '국제간호사의 날'에 맞춰 이 대책을 발표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책은 양질의 간호인력이 필수의료 분야 등에서 필요한 규모로 제대로 양성되고 적정 근로가 가능한 근무환경에서 장기간 근속할 수 있도록 각종 정책과 제도를 유기적으로 연계한 전반적인 개선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오후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3.4.2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조 장관은 이날 이대목동병원 간호사들과의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업무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를 줄이고 일과 가정의 양육을 지원할 수 있도록 다양한 근무 형태를 도입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PA 간호사 등 현장에서 간호사들이 애를 쓰는데 법적 불안과 업무 부담 문제를 많이 호소하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개선 방안을 같이 논의 중"이라며 "현장 의견을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이 언급한 PA는 병원이 진료의사 부족 문제를 해소하려 마련한 인력을 말한다. 미국, 영국 등에는 PA 면허가 있는데 현행 국내 의료법에는 의사와 간호사는 있으나 PA는 없다. 업무의 경계도 모호하나 전국에 1만명 이상 있을 것으로 추산돼 제도화나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현석경 이대목동병원 간호부원장은 "국내 간호사 1명이 보는 환자 수가 다른 나라보다 굉장히 많다. 환자 안전을 위해 등급제 개선이 필요하고,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며 우수한 간호 인력 확보 필요성이 더욱 더 강조됐다. 우수한 간호인력 확보에 대한 정책들이 시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현석경 부원장은 "본원 근무 환경은 좋은 편이지만 우리 병원 간호사들의 친구들이나 일선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눈물나는 이야기들이 많다고 들었다. 간호사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정책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박민수 차관은 삼성서울병원의 간호사 유연근무제 도입 사례를 확인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4월부터 '간호사 교대제 개선 시범사업'을 60개 병원에서 진행 중인데 올해 효과성 평가를 거쳐 모형을 보완할 예정이다.

복지부가 간호사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 데는 소위 '간호사 달래기' 행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국민의힘과 정부가 국회 본회의에 부의돼있는 간호법을 간호사 처우에 관한 법률(간호사처우법)로 바꾸고 간호법 내 업무범위는 의료법에 존치시키자는 중재안을 내 간호계의 반발을 샀다.

조 장관은 지난 17일 김영경 대한간호협회 회장을 찾아 간호법 제정안과 간호인력 종합대책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고 19일에는 병원간호사 회장단을 만났다. 18일 열린 여당 의원총회에도 참여해 간호법 제정안을 보고한 뒤 이들과 대응책을 논의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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