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4·3 폄훼 사과했지만…유족들 “징계 피하려 쇼한다”

‘4·3추념일은 격이 낮다’고 발언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0일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4·3희생자 유족을 만나 사과하고 있다.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기념일의 격이 낮다’고 제주 4·3을 폄훼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제주를 찾아 유족에게 사과했다. 유족들은 진정성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최고위원은 20일 제주시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4·3사건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 “유족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방송 인터뷰에서 말씀드린 것은 국경일, 기념일, 경축일을 비교하다 저의 실수에 의해서 유족 마음을 제대로 배려하지 못했다”며 “평소 특별히 4·3이나 유족을 폄훼하는 그런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그날따라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신문기사를 참고해서 그대로 읽은 것인데 방송을 하고 난 다음에 잘못을 알았다. 부주의하게 유족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유족들은 “징계를 피하려 쇼를 한다”고 반발했다. 김창범 유족회장 등 일부 유족들이 “4·3은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했다”고 말한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언급하며 김 위원에게 당 차원의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위원이 “자숙하는 기간이어서 당의 입장을 들고 와 발표할 사정이 아니다”라고 하자, 일부 유족들은 “진정한 사과가 아니다”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앞서 김 위원은 이달 4일 <한국방송>(KBS)라디오 프로그램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4·3추념일에 불참한 이유를 설명하며 “4·3기념일은 (국경일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낳았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