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전술 아닌 운에 맡기는 야구, KBO리그 전국구 아성 무너진다[SS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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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점 뒤지고 있는 9회 마지막 공격.
후속타자의 2루타가 연이어 터졌고, 대주자는 유유히 득점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감독으로서는 일단 동점을 만들어두는 게 수순.
1점 차까지 추격한 것을 두고 이른바 '졌잘싸'라고 포장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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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두 점 뒤지고 있는 9회 마지막 공격. 선두타자가 안타로 출루했다. 사령탑은 흐름을 끌어오기 위해 대주자를 투입했다. 후속타자의 2루타가 연이어 터졌고, 대주자는 유유히 득점했다. 끝을 알 수 없는 1점차 승부로 전개.
무사 2루여서, 안타 하나면 동점이 되고 역전 기회를 노릴 수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는 감독으로서는 일단 동점을 만들어두는 게 수순.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들어두면, 상대 벤치가 받는 압박이 더 심하다. 1사 3루면, 원바운드로 떨어질 만한 변화구를 마음껏 구사하기도 어렵다. KBO리그 포수 수준이 그렇다.
사인을 건네받은 타자가 번트했지만, 슬라이더 궤적을 배트로 쫓다 포수 팝플라이로 물러났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날린 단순한 전개가 아니다. 맥이 탁 끊긴데다, 후속타자가 얻는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9회 마지막 공격 무사 2루에서 번트 사인을 냈다는 건 하위타순으로 이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흐름을 움켜쥘 기회를 잃으면, 기세를 빼앗기기 마련이다. 역시 경기는 그대로 끝. 1점 차까지 추격한 것을 두고 이른바 ‘졌잘싸’라고 포장할 수는 없다.
소설 같은 얘기로 보이지만, 지난 19일 KBO리그에서 실제로 나온 장면이다. 9회는 아니지만, 다른 구장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프로야구라엔 낯뜨거운 장면들이 생각보다 많이 나온다. 시즌 초반이어서 부끄러움이 더 크다. 스프링캠프에서 수없이 반복한 훈련을 그새 잊어버렸다는 건 어떤 말로도 핑계가 될 수 없다.
“승패를 운에 맡기려는 경향이 강해 보인다”는 야구 원로들의 지적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벤치에서 대주자를 내고, 작전을 거는 건 선수 구성과 이닝, 상대의 전력 등을 고려한 선택이다. 번트의 득점기여도가 낮다는 등의 통계는 말그대로 숫자놀음일뿐이다. 번트 하나, 도루 하나, 런 앤드 히트 하나가 흐름을 바꾸고, 이 흐름은 기세에 영향을 끼친다. 많은 야구인이 외치는 것처럼 야구는 선수가 한다. 멘탈이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이른바 ‘경기장 분위기’에 따라 페이스를 찾기도 잃기도 한다.
이런 복잡한 심리게임이 야구에 녹아있으니 감독은 매순간 선택과 결정을 반복해야한다. 선수가 벤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면, 감독의 선택과 결정은 수포가 될 수밖에 없다. “승패를 운에 맡긴다”는 말은 흐름을 읽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선수가 그만큼 적다는 의미다. 작전을 주저하는 사령탑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이유 또한 벤치 의도를 읽고 움직이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KBO리그 수준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많다. 기본기가 약하고, 기량이 떨어지니 경기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콘크리트 지지층이 한시즌 600만명이더라도, 이런 추세가 장기화하면 붕괴할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다. 광의(廣意) 개념으로 야구인의 각성이 시급해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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