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학]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카락 되돌리는 법

나이가 들어 머리가 하얗게 센 여성.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나이가 들면 하얗게 세어버리는 머리카락을 되돌릴 단서가 발견됐다. 모발의 색을 정하는 데 관여하는 줄기세포의 작용 원리가 자세하게 규명되면서다. 이 원리를 응용하면 백발로 변한 머리카락도 되돌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치 선 미국 뉴욕대 그로스만의대 연구원 연구팀은 머리카락에 색을 입히는 데 관여하는 줄기세포를 확인하고 이 줄기세포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활동을 멈추는 것을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1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모발의 색은 표피에 존재하는 ‘멜라노사이트’란 세포가 합성하는 멜라닌 색소 양에 따라 달라진다. 노화가 진행되면 멜라노사이트 세포가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멜라노사이트를 생성하는 줄기세포를 ‘멜라노사이트 줄기세포(McSCs)’라 특정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활동을 멈추게 되는지 쥐 실험으로 확인했다. 실시간으로 세포전사체의 변화를 관찰하는 RNA 염기서열분석을 통해 관찰한 결과 멜라노사이트 줄기세포는 모낭의 일정한 부분에서 계속 증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줄기세포가 늘어날수록 멜라닌 색소를 생성하는 생체신호가 강하게 나타났다.

멜라노사이트 줄기세포는 움직이는 특성도 갖고 있었다. 모낭의 일정한 구역에서 앞뒤로 움직이면서 신체와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정상적인 색깔의 모발이 자라는 동안 멜라노사이트 줄기세포의 움직임은 활발하게 유지됐다”며 “이 움직임이 멜라닌 색소를 생성하는 신호를 지속시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화가 진행되자 멜라노사이트 줄기세포는 서서히 움직임을 멈추고 마지막에는 모낭의 특정한 부위에 고정됐다. 곧 멜라닌 색소 분비를 지시하는 신호도 미미해졌다. 멜라노사이트 줄기세포가 움직이지 않자 신호의 강도는 수조 배나 약해졌다. 멜라노사이트 세포 생산량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이토 마유미 미국 뉴욕대 랑곤헬스센터 연구원은 “멜라노사이트 줄기세포의 움직임을 물리적으로 일으키는 방법을 찾으면 모발의 백발화를 막거나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멜라노사이트 줄기세포의 운동을 회복하는 법을 찾을 계획이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