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기업·투자자, 순환경제 전환 주도권 갖고 있다"
"증손자 대까지는 걱정 안해…기후문제의 본질"
"금융기관이 ESG투자 제대로 해야 기업 움직인다"
"순환경제로의 변화는 소비자와 기업, 투자자에서부터 시작된다"
20일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를 주제로 열린 CBS기후포럼에서 김종대 인하대 녹색금융대학원 교수는 "이제 아는 것을 넘어 행동하는 것이 중요한 때가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순환경제와 자본주의'라는 주제로 첫 발표를 맡았다. 김 교수는 "기후변화를 이야기하며 자신의 손자가 살 세상까진 걱정해도 증손자까지, 미래세대를 걱정하지는 않는 게 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매년 세계 경제로 유입되는 자재 1천억톤 중 8.6%만이 다시 경제로 순환되고, 91.4%는 매번 새로 추출된 원재료를 사용하는 상황이다. 이에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의 45%가 제품·식품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발생되고 있다. 계속되는 천연자원 추출과 가공은 생물 다양성 손실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순환경제 격차를 제거할 경우 2030년까지 4조5천억달러의 경제적 가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환경제로의 전환은 단순히 기후위기 극복 방안을 넘어선 경제적 대안이 된 상황이다.
김 교수는 "기업들이 ESG 전략을 세웠다고 공표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며 "순환경제와 생물다양성, 기후변화라는 실제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교수는 기업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금융기관들의 책임을 강조했다. 제대로 행동하는 기업을 엄격히 선별해 금융기관이 투자를 집행함으로써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김 교수는 "기업은 소비자가, 정부는 유권자가 시키는 대로 한다"며 "우리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행동을 촉구했다.
이어 조현수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지난해 말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 제정 이후 정부에서 추진 중인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구체적인 이행단계는 △순환경제를 고려한 제품생산 △소비·유통과정에서의 폐기물 감량 △배출체계 고도화 및 고부가가치 재활용으로 나뉜다.
생산 단계에서는 폐지나 고철 등 순환 이용가치가 높은 자원을 폐기물 규제에서 제외해 신사업을 활성화하고, 순환경제 신기술을 시장에 우선 출시해 검증받을 수 있도록 규제샌드박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 평가를 진행하는 한편 플라스틱 원료 생산자에 대해서는 재생원료를 3% 사용하도록 하는 목표를 부여했다. 향후 목표는 2026년엔 10%로, 2030년엔 30%로 높일 방침이다.
소비·유통과정에서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생산자에게 내구성과 수리용이성 등의 의무를 부여하는 법령을 마련해 2025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1회용품 사용을 대체할 수 있는 다회용기 산업을 활성화하고 포장 폐기물 발생도 관리한다.
배출 단계에서는 관련 정보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통합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국민 편의를 위해 분리배출 품목을 개편한다. 또 폐플라스틱을 연료·원료로 재활용하기 위한 열분해시설을 확대해 2026년까지 생활 플라스틱의 10%를 열분해하는 것이 목표다.
이같은 변화를 가장 크게 요구받게 될 기업의 역할과 관련해 조 과장은 "ESG는 이제 기업이 착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가치를 중장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이며 2025년부터 일부 기업은 공시의무가 생기기 때문에 이제 기업 입장에서도 생존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일상생활에서의 재활용 운동을 벌이는 NGO 옮김의 김효선 공동대표는 호텔에서 한 번 쓰이고 교체되는 비누를 재가공해 위생이 열악한 지역에 보내는 '비누 옮김', 한 면만 사용되고 버려지는 이면지를 수거해 공책으로 재가공하는 '이면지 옮김' 등 사업을 소개했다.
CBS의 이번 기후포럼 역시 친환경으로 진행됐다. 목공과 랩핑 등 현장시공이 필요 없는 조립식 팝업부스로 무대를 만들었고 무대 위 포디움(강연대)과 포스터, 브로셔 등 인쇄물 역시 친환경 종이로 제작됐다.
참석자들에게 제공된 생수병은 플라스틱이 아닌 100% 사탕수수 용기를 사용했고, 전기 절약을 위해 LED가 아닌 빔 프로젝터를 사용했다.
김 대표는 "자원순환은 멀리 있지 않다. 생활 속 가장 쉬운데서 찾아볼 수 있다"며 "누군가에게는 버림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쓰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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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다운 기자 jd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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