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연쇄이동 … 세계 교향악단 선율이 달라진다
LA필 부흥시킨 두다멜 임명
무티 은퇴 앞둔 시카고심포니
객원 24명 기회줘 후임 탐색
파파노는 런던 심포니 수석
메켈레는 RCO 수석 맡기로
세계 유명 관현악단에 지휘자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거장 지휘자가 자리를 옮겨 공석이 생기면서 전임자와 동등한 수준의 실력자를 물색하려는 악단들의 움직임에 지휘자들의 이동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음악감독 교체로 가장 주목받은 악단은 미국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뉴욕필)다. 2018년 부임해 5년간 이 악단을 이끌어온 야프 판즈베던(63)의 후임으로 현재 로스앤젤레스필하모닉(LA필) 음악감독 구스타보 두다멜(42)이 임명됐다. 두다멜은 2026년 뉴욕필 음악감독으로 취임하기에 앞서 2025년 판즈베던의 후임자 자격으로 악단을 지휘하며 뉴욕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판즈베던은 뉴욕필에 이어 내년 6월에는 홍콩필하모닉 음악감독직에서도 물러나면서 내년 1월부터 정식으로 임기를 시작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에 집중할 예정이다.
베네수엘라 음악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 출신인 두다멜은 뉴욕필 180년 역사상 첫 히스패닉 음악감독이다. 2009년 28세의 나이로 LA필 음악감독에 발탁된 이후 14년간 우수 연주자 영입과 청소년 음악교육 활성화를 통해 악단의 연주 실력 향상과 클래식 대중화로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영향력을 키웠다. LA필에서 연봉 280만달러(약 37억원)를 받으며 몸값이 가장 비싼 지휘자로도 알려진 그는 내년 3월 재개장하는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게펀 홀을 부흥시킬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다멜의 이적으로 LA필은 서둘러 후임 음악감독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두다멜이 스타 지휘자로 악단의 수익에 크게 기여했던 만큼 그에 필적하는 지휘자를 영입할 수 있을 것인지 이목이 쏠린다. 유력 후보로는 수석 객원지휘자로 LA필과 호흡을 맞춰온 핀란드 지휘자 수산나 멜키(54)가 거론되고 있다.
지휘자의 은퇴로 공백이 생긴 악단들도 후임 물색에 적극적이다. 미국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CSO)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리카르도 무티(81)는 오는 6월 임기를 마친다. CSO는 클리블랜드, 보스턴심포니, 뉴욕필, 필라델피아 등과 미국 5대 오케스트라 '빅 파이브'로 꼽히며, 그중 최상위 수준의 연주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악단이다.
2010년 CSO의 10번째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무티는 지난 13년간 재계약과 재재계약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공연 취소로 2022~2023시즌까지 임기를 한 번 더 연장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휘자들이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은퇴를 시사해왔다. CSO는 무티의 후임을 즉시 임명하는 대신 다음 시즌에 객원지휘자 24명과 함께하며 후임 감독 물색에 나선다.
독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도 올해 초 30년 만에 음악감독에서 물러난 다니엘 바렌보임(80)의 후임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현재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상임지휘자로 지난해 바렌보임을 대신해 아시아 투어를 지휘한 크리스티안 틸레만(64)과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의 안토니오 파파노(64)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악단은 현재 후보들의 지휘 실력뿐만 아니라 외부 영향력도 함께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파파노는 내년 9월부터 영국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LSO)의 수석 지휘자로 활동을 이어간다. LSO에서 6년간 음악감독 임기를 마치고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으로 자리를 옮긴 사이먼 래틀(68)의 후임이다.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명성을 얻은 파파노는 1996년 객원지휘자로 참가한 이후 70회 이상 공연을 지휘하면서 LSO와 인연을 이어왔다.
네덜란드 명문 악단 로열콘세르트헤바우오케스트라(RCO)는 2018년 이후 공석인 수석 지휘자 자리에 핀란드 출신 클라우스 메켈레(27)를 앉혔다. 2021년 25세의 나이로 파리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부임하며 '클래식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메켈레는 2027년부터 RCO에서 지휘하며 30대를 맞는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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