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여왕’ 디아나 담라우, 이번에도 한국 노래 부를까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52)는 2006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역을 연기하며 세계적 스타가 됐다. ‘밤의 여왕’은 조연이지만 그가 부르는 아리아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을 불타게 하네’는 모르는 이를 찾기 힘들다. 담라우는 4옥타브 파(F6)라는 초고음역에 화려한 기교와 어두운 내면 연기까지 보여주며 관객을 압도했다. 담라우는 안젤라 게오르규, 안나 네트렙코와 함께 ‘세계 3대 소프라노’이자 최고의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불린다.
담라우는 20일 서면 인터뷰에서 “저는 어렸을 때부터 백설공주의 못된 계모가 되고 싶었다. 여왕이 될 준비가 돼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중에 여왕을 노래하고 연기하면서 그가 왜 그렇게 성이 났고 심술궂은지 보여주는 것은 언제나 중요했어요.”
담라우가 <오페라의 왕과 여왕들>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5월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올라 여러 오페라에 등장하는 왕과 여왕의 노래를 부른다. 2017년 첫 내한 이후 6년 만이다. 다만 담라우는 ‘밤의 여왕 아리아’를 2008년 이후 부르지 않는다. 담라우는 “제 생각에 ‘밤의 여왕’은 일정 기간 동안의 역할”이라며 “성악가, 그의 목소리와 경력이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역할이) 달렸다”고 말했다. “벨칸토 오페라에서 주역을 노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올림픽 100m 달리기 같은 극도의 도전적인 역할은 그만두고 미래와 성장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어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는 복잡하게 장식된 악곡을 가장 높은 음역, 정확한 음정, 화려한 음색으로 노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공연에선 로시니 오페라 <세미라미데> 중 카바티나 ‘아름답고 매혹적인 꽃’, 하지예프 오페라 <마리아 데실리바> 중 아리아 ‘위대한 신이시여, 제 간청을 들어주시옵소서’, 도니제티 오페라 <안나 볼레라> 1막 중 카바티나·아리아 ‘젊은 날에는 순진했었지 - 아무도 나의 슬픔을 들여다보지 못해’ 등을 부른다.
담라우는 “어떤 작곡가들은 왕관의 위풍과 고독 사이에서 그들의 영혼과 고민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정말 흥미로운 것은 왕관 뒤나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이죠. 우리는 이들이 우리처럼 자신의 감정과 평범하고 사적인 문제로 몸부림치는 걸 보고 느껴요.”
이 곡들은 남편인 바리톤 니콜라 테스테와 함께 선택했다. 담라우와 테스테는 도니제티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 중 듀엣곡 ‘오, 나의 귀여운 탈보트’를 함께 부른다. 담라우는 “왕족과 우리의 목소리를 위해 가장 좋아하는 아리아를 모두 선택했다”며 “무대 위에서 우리는 스토리와 캐릭터에 빠져들지만 상호 협력과 이해로 서로를 배려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파벨 발레프가 지휘를, KBS교향악단이 연주를 맡는다. 발레프는 담라우 부부가 2020년 같은 제목으로 유럽 투어를 할 때도 지휘를 맡았다. 담라우는 “발레프는 훌륭한 가수이자 지휘자로 적극적이고 환상적인 음악가”라며 “그는 목소리의 유형을 이해하고 언제나 도움을 준다. 처음 함께 작업했을 때부터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첫 내한 공연 때 담라우는 앙코르 곡으로 한국 가곡 ‘동심초’를 불렀고, 테스테는 무대 한편에서 작은 태극기를 흔들어 큰 환호를 받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시도를 기대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담라우는 ‘웃음’ 이모티콘을 붙여 답변했다. “자신이 공연하는 나라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멋지다고 생각해요. 최선을 다할게요. 그리고 저는 이런 도전들을 사랑해요.”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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