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참여로 완성되는 DDP 뉴미디어 아트
(지디넷코리아=강한결 기자)관람객의 감정을 4가지 원두로 추출, 현장에서 직접 갈아 커피로 즐길 수 있도록 한 이색적인 전시가 열렸다. 뉴미디어 아트 전시 '애즈 유어 위시(As Your Wish)'다. 지난 15일 개막하여 5월 14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다.
인공지능(AI), 혼합현실(MR), 확장현실(XR) 등 우리는 무한한 상상력의 첨단 시대를 살고 있다. 최신의 첨단기술이 ‘아트&테크놀로지’라는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냈다. 새로운 형식의 미디어아트를 ‘뉴미디어 아트’라고 한다. 미디어 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미디어아트와 달리 뉴미디어 아트는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를 활용해 창작하는 예술이다. 작품과 관람자의 상호 작용을 중요하게 여겨 관람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특징이 있다.
DDP 뮤지엄 3층 둘레길갤러리(메인 전시장)와 디자인랩 1층(서브 전시장)에서 동시에 열리는 뉴미디어 아트 전 '애즈 유어 위시'도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작품을 전시한다. 각각의 작품은 전시 제목처럼 관람객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김윤희 서울디자인재단 전시사업실장에 따르면 “작품 앞에 서면 관람객이 작품의 주인공이 된다”며 “이번 전시는 외부의 사물과 타인에게 시선을 돌리느라 자신을 잊고 사는 현대인에게 잠시나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하도록 기획됐다”고 한다.
지금 우리는 디지털이 단순한 일상의 변화와 기술‧산업의 발전을 넘어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혁신의 기본이 되는 새로운 체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또 한 번의 새로운 대변혁이고 과거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과 20세기 후반 미국의 정보화 혁명에 이은 ‘디지털 혁명’의 시점에 있다.
전시는 뉴미디어 아트로 향하는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작품들로 삶과 예술,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예술작품을 보면서 관람객은 창작에 대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메인 전시 공간인 둘레길갤러리는 키네틱 시리즈(Kinetic Series), 감정 시리즈(Emotion Series), 표면 시리즈(Surface Series), 인공 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신민규 작가의 <키네틱 시리즈(Kinetic Series)>는 사람 얼굴의 움직임, 표정, 모양 등을 데이터값으로 변환해 동적인 형태로 만든 작품. 80여 개 얼굴 근육의 모양과 뼈의 구조, 연골 등 얼굴에서 주요한 움직임을 수집해 분석하고 모듈화한 뒤 각각의 모듈들을 프레임 안에 담아 하나의 드로잉 작업처럼 보이게 했다.
이승정 작가의 '감정 시리즈(Emotion Series'>는 사람의 감정을 감각으로 표현하고, 상관관계를 연구, 시스템화해 예술로 표현한 작품. 거울에 부착된 센서에 관람객이 손을 대면 피부전도도(EDA) 감지로 감정 상태가 측정되고 이는 다시 감각인 미각으로 표현된다. 측정된 관람객의 감정 상태에 따라 4가지 맛의 원두가 추출된다. 추출된 원두는 가져가거나 전시장에서 직접 갈아 커피로 즐길 수도 있다.
김민직 작가는 아날로그가 디지털화되길 바라는 동시에 디지털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사람들의 이중성에 착안해 '표면 시리즈(Surface Series)'를 제작했다. 이번 작품 서페이스 트라이(Surface_tri)는 오래된 ‘트라이 비전’이라는 기술을 지금의 기술로 재해석한 작품.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한 기술을 빛의 굴절과 반사 그리고 다양한 패턴으로 표현했다.
정동훈 작가의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는 정보가 인공지능에 의해 점진적으로 변천되어가는 과정을 세 개의 기계로 시각화한 작품. 작가가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인간-인공지능-사물의 관계에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다양한 가능성이다.
서브 전시 공간인 디자인랩 1층에는 작가별 뉴미디어 아트 연구 과정이 담긴 아카이빙 영상과 두 개의 작품이 전시된다. 작품은 김민직 작가의 'GLO_Ring'와 게스트 아티스트인 서정우 작가의 '마인드 맵 – 생각의 우주', '생각은 살아있다'이다. 전시는 루체테 아트 컴퍼니가 주관하며, 기간 중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50분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임수진 서울디자인재단 전시1팀 선임은 “신진 전시기획자와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소개하기 위해 2015년부터 DDP 오픈 큐레이팅 전시를 지원하고 있다”며 “올해 DDP 오픈 큐레이팅은 총 5개의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제 초연결·초지능의 사회다. 뉴미디어 아트는 콘텐츠와 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가 신기술과의 융합으로 표현‧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K-콘텐츠로 확산한다. 공감력이 중요한 예술이다.
지난해부터 서울라이트의 획기적 전환으로 미디어아트 명소가 된 DDP에 20‧30세대가 주목한다. 세계적 건축물인 DDP가 감각적 콘텐츠를 시즌별 선보이는 예술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진 찍기 좋은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로도 인기다. 궁극적으로는 침체한 동대문 상권 활성화의 지역 상생 마중물이 되리라 본다.
글 = 이창근 ICT 칼럼니스트, 헤리티지랩 디렉터‧예술경영학박사(Ph.D.)
강한결 기자(sh04khk@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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