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위축에도 실적 선방 TSMC…“2분기는 어려울 것”

이새하 기자(ha12@mk.co.kr), 최승진 기자(sjchoi@mk.co.kr) 2023. 4. 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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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이익 2.1% 증가해
시장 전망치보다 소폭 상회
2분기는 이익률 하락 예상
美 정부 반도체 보조금 관련
WSJ “최대 20조 신청할 것”
TSMC 로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세계 반도체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순이익을 냈다. 그러나 TSMC는 세계적인 반도체 수요위축이 계속되면서 올해 2분기 실적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TSMC는 20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069억9000만 대만달러(약 8조9700억원)로 전년 동기(2027억 대만달러)보다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한 수준이다.

그러나 순이익은 직전 분기인 4분기(2959억 대만달러)에 비해 30% 하락했다. 분기 이익 기준으로는 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5086억3000만 대만달러(약 21조9900억원)로 지난해 1분기(4910억8000만 대만달러)에 비해 3.6% 상승했다. 이는 전 분기(6255억3000만 대만달러)에 비해서는 18.7% 감소한 수치다. 차량용 반도체 매출은 전 분기에 비해 5% 증가했지만 스마트폰(-27%)과 고성능컴퓨팅(-14%), 사물인터넷(-19%) 등 다른 분야는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영업이익은 2312억4000만 대만달러(약 10조100억원)로 1년 전에 비해 3.3% 올랐지만 직전 분기에 비해서는 28.9% 하락했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경영상황은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전자기기 수요가 약화된 데 따른 것”이라며 “올해 2분기에도 고객사들의 재고조정의 영향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TSMC는 2분기 영업이익률은 1분기(45.5%)에 비해 하락한 39.5~41.5%로 예상했다.

한편 TSMC는 미국 정부에 최대 20조원에 이르는 반도체 생산 지원금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해당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미국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라 70억~80억달러(약 9조3000억~10조6000억원)의 세액공제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는 400억달러(약 53조원)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2개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보도에 따르면 TSMC는 세액공제에 더해 애리조나 공장 2곳에 대한 직접 보조금 60억~70억달러(약 8조~9조3000억원)를 신청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TSMC가 기대하는 세액공제와 보조금 총액은 최대 150억달러(약 20조원) 규모다.

다만 미국 정부가 반도체 생산보조금을 받는 기업에 초과이익을 공유하고 세부 영업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것은 변수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류더인(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지난달 30일 대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러한 조건 중 일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며 미 정부와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1억5000만달러 이상의 지원금을 받는 반도체 회사의 수익이 전망치를 크게 넘어설 경우 미국 정부와 초과분 일부를 공유해야 한다는 조항이 양측이 가장 치열하게 협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TSMC는 이로 인해 애리조나 공장 신축 사업의 경제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미 상무부 반도체지원법 프로그램 사무국은 “반도체 보조금의 ‘초과이익 공유’ 조항이 기업의 이익을 규제해 프로젝트의 상업성을 훼손하려는 것이 아니고 실제 발동할 가능성도 매우 적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 정부가 TSMC의 장부와 영업에 관해 광범위한 접근을 요구한다는 점도 신청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애플 등 기술기업을 고객사로 둔 TSMC 입장에서는 영업기밀 유지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미 공장 건설 계획과 관련해 미 정부 보조금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도 보도에 담겼다. WSJ는 한국 반도체 회사들이 중국 내 고성능 반도체 제조시설 투자를 제한하는 조항에 대해 특히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TSMC는 한국 기업과 달리 중국 내 공장에서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아 가드레일 조항을 덜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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