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능력 경고등' 제넨바이오…새 카드 '농산물 무역' 통할까

정기종 기자 2023. 4. 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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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무역·도매업체 '타이코인더스트리' 지분 100% 인수 결정, 240억원 규모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에 감사의견 '한정'…계속기업 불확실성 지적
새 최대주주 제이와이씨 유증 통해 150억원 확보…이달 말 150억 규모 CB 추가 발행
기존 비임상 CRO 육성 속 안정적 매출 기반 신사업 추가…이종장기 임상 연내 돌입 예정


적자 늪에 빠진 제넨바이오가 신선식품 농산물 무역 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 제넨바이오는 지난해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을 받으며 기업존속성에 의무부호가 제기됐다. 신규 최대주주 대상 증자로 급한 불은 껐지만 재무구조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이에 비교적 안정적 매출 기반의 유통 사업을 새 카드로 뽑아들었다.

제넨바이오는 지난 19일 신선식품 농산물 무역·도매업체 타이코인더스트리 지분 100%를 24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양수예정일은 오는 6월30일이다.

타이코인더스트리는 지난 2014년 설립된 기업이다. 미국 정부 산하기관과 현지 자회사 EKK인베스트먼츠의 신선식품 공급계약을 기반으로 주한미군에 신선 청과물을 독점 납품하고 있다. 또 과일을 중심으로 한 농산물의 수출입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85억원이다.

제넨바이오는 최근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는 94억원의 매출을 올린 가운데 영업손실이 144억원으로 전년 대비 손실폭이 30억원 커졌다. 부채총계는 749억원으로 자본총계를 129억원 초과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제넨바이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1억5000만원이다. 이에 지난달 7일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을 받았다. 영업손실과 유동자산 대비 유동부채 초과 등 계속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배경이다.

제넨바이오는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반등의 불씨를 지폈다. 지난 5일 제이와이씨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50억원을 납입하면서 최대주주(지분율 19.54%)로 올라섰다. 의무보유 기간은 1년이다. 타이코인더스트리 인수 역시 해당 자금으로 가능했다. 제넨바이오는 유증 과정에서 타이코인더스트리 주식 100%를 담보로 제공했다. 오는 28일에는 제이와이씨를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추가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

겨우 숨통은 트였지만 성장동력은 여전히 절실하다. 핵심 사업인 이종장기 분야가 아직 의미있는 매출로 연결되고 있지 않은데다, 앞서 신사업으로 제시한 비임상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사업이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넨바이오 CRO 매출은 21억원이다. 수주잔액은 7억4000억원 수준이다. 기존에 영위하던 폐기물 사업 역시 업황 부진에 사업을 정리했다.

타이코인더스트리 인수는 향후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제넨바이오와 유사한 규모의 연 매출을 기록 중인데다, 소폭이지만 순이익(6억원대)을 거둔 기업이기 때문이다. 무역 및 유통 사업 특성상 바이오 사업 대비 변수도 적은 편이다. 제넨바이오는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 가운데 70억원 이상을 의약품 유통 매출로 달성했다.

주력 사업인 이종장기 관련 연구도 속도를 낸다. 제넨바이오는 지난해 12월 무균돼지의 췌도를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 1상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세계 최초 국제 기관 기준에 부합한 이종췌도이식 임상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제넨바이오와 가천대 길병원이 함께 수행하고, 서울대 바이오이종장기개발 사업단이었던 연구진들도 협업한다. 지난달에는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 연구팀 주도로 돼지 간을 이식한 원숭이가 35일의 생존기간을 보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상태다. 기존 기록은 미국이 보유한 29일이다.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는 "무균돼지 췌도 임상은 현재 환자를 모집 중으로 오는 10월 본격적으로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신규 최대주주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데다 정부과제로 일부 충당이 가능한 만큼 임상 비용에 대한 부담은 적은 편"이라며 "비임상 CRO 분야 영장류 추가 등 사업 육성을 이어가는 한편, 안정적인 매출이 기대되는 농산물 무역업 추가로 또 하나의 신사업 축을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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