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대신 냉장치킨 먹으려면 3000원 추가… 논란된 ‘BBQ 옵션’

문지연 기자 2023. 4. 2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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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돈 더 주고 ‘냉장’ 시켰는데 ‘냉동’이 와도 우린 모르는 거 아닌가요?”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켜 치킨을 주문하던 20대 직장인 김정혜(가명) 씨는 어딘가 낯설어진 메뉴를 한참 바라봤다. 그러다 ‘3000원’의 추가금액이 안긴 선택의 기로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특정 메뉴에 한해 ‘냉장육’과 ‘냉동육’을 고르게 하는 옵션을 추가했다. 냉장육 조리의 추가금액은 3000원. 온라인에서는 배달 앱 화면을 캡처한 이미지와 함께 “사실상 가격인상 아니냐” “냉장·냉동 구분은 어떻게 하나” “원가 차이가 3000원이나 한다는 건가” 등 김씨와 같은 의문들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의 메뉴는 ‘황금올리브치킨 핫윙’이다. 냉장·냉동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건 지난달 17일부터다. 공식 홈페이지에도 역시 ‘황금올리브치킨 핫윙’과 ‘황금올리브치킨 핫윙(냉장)’ 메뉴가 구분돼 있다. 가격은 각각 2만원과 2만3000원이다.

원래 이 메뉴는 냉동육으로 만들어진다. 제조사에서 1차 조리해 급속 냉동한 뒤 매장에서 2차 조리되는 방식이다. 굳이 여기에 냉장육 옵션을 추가한 배경은 뭘까. BBQ 측이 밝힌 가장 큰 이유는 ‘고객의 니즈(Needs)’ 반영이다.

BBQ 관계자는 20일 조선닷컴에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냉장육으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증가했다”며 “앱에서는 불가능해 매장으로 전화가 오는데, 요청이 쏟아지다보니 점주들 사이에서 응대하기 버겁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후 올해 초부터 ‘선택권을 열어달라’는 의견이 있었고 간담회 등을 통해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BBQ 공식 홈페이지

추가금액 책정은 냉장육을 일일이 손질해야 하는 현장 점주들의 수고비를 기준으로 삼았다. 관계자는 “냉장육은 별도의 손질을 해야한다. 먹을 수 없는 비가식 부위를 제거해야 하고 밑간 작업까지 해야 작업 준비 단계에 이른다”며 “이 과정이 길게는 하루 이상 걸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네티즌 사이에서는 ‘가격 인상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부 고객은 매장 별도 요청을 통해 냉장육으로 만든 메뉴를 원래 가격에 먹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BBQ 측은 해당 메뉴가 냉동육 조리를 원칙으로 한다는 점을 짚었다. 본사 기본 매뉴얼은 냉동육 사용이며, 냉장육을 조리해 제공한 것은 점주의 재량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이어 관계자는 “해당 메뉴의 판매 비중이 그리 높지 않고 고객은 물론 점주들 중 원재료인 냉동육을 찾는 사람도 많다”며 “그저 매뉴얼에 없는 요청이 계속되자 힘들어진 점주들이 선택지 제공을 제안한 것이고, 재료 특성상 추가금액을 제시한 것”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그렇다면 김씨처럼 ‘소비자가 냉장육과 냉동육을 어떻게 구분해야 하냐’는 의문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뚜렷한 차이는 냉동육에서 흔히 발생하는 ‘흑변 현상’이 냉장육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닭을 도축하면 뼈 조직 구멍이 서서히 커지는데,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빠져나와 뼈와 주변이 검붉게 착색된다. 냉장육은 유통 기간이 짧게 때문에 이런 현상이 덜하다.

BBQ 측은 “신선한 원재료에 대한 신뢰를 드리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혼동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해당 메뉴를 냉장육으로 변경해 운영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원래 메뉴가 냉동육을 쓰도록 만들어진 것”이라며 “그럴 계획이었다면 애초에 레시피를 바꾸지 선택지를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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