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박람회 맞아?…'블루&그린' 없으면 바이어들 눈길도 안 줘

선전(중국)=최경민 기자 2023. 4. 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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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 파도가 일렁인다.

플라스틱이라는 화학제품과 파도·나뭇잎·물방울·숲 등 청량한 자연의 이미지가 어우러져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녹색 사업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만물의 근원인 물을 보여준 것"이라며 "작은 플라스틱 원료로부터 아름다운 도시와 소재를 만들고, 석유화학 산업의 약점인 환경오염 문제는 리사이클로 풀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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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플라스 2023', 글로벌 화학사들이 푸른색-초록색 조명 앞세운 이유
초록색과 푸른색을 테마로 한 '차이나플라스 2023' 롯데케미칼 부스의 모습/사진=최경민 기자

푸른색 파도가 일렁인다. 물방울과 나뭇잎은 갑자기 플라스틱 원료 형상으로 바뀐다. 이 플라스틱들로 구성된 도시는 곧바로 나무와 풀이 우거진 숲이 된다.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선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차이나플라스 2023'의 롯데케미칼 부스 입구 대형 전광판에 상영된 영상이다. 플라스틱이라는 화학제품과 파도·나뭇잎·물방울·숲 등 청량한 자연의 이미지가 어우러져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화학사들, '리사이클'로 환경 문제 정면돌파
롯데케미칼 측은 이 영상이 자신들의 슬로건인 '녹색을 향한 그 모든 발걸음(Every Step for GREEN)'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친환경 리사이클 소재 사업의 규모를 100만톤(t) 이상으로 늘리는 게 롯데케미칼의 목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녹색 사업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만물의 근원인 물을 보여준 것"이라며 "작은 플라스틱 원료로부터 아름다운 도시와 소재를 만들고, 석유화학 산업의 약점인 환경오염 문제는 리사이클로 풀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의 화학적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한 세탁기 부품/사진=최경민 기자

롯데케미칼 부스의 경우 전기차 소재·부품과 함께 재활용 플라스틱이 한 축을 차지했다. 특히 깨끗한 페트(PET)의 물리적 재활용뿐만 아니라, 더러운 플라스틱까지 모두 다시 쓸 수 있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까지 선보였다. 롯데케미칼은 울산공장 화학적 재활용 규모를 2024년 연 11만톤에서 2030년 전량(34만톤)으로 확대한단 계획이다.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세탁기 등 가전제품 △의류·가방·신발 △화장품병 및 음료수병 △미용용품 등이 이목을 끌었다. 해양 플라스틱을 수거해 재활용 과정을 거쳐 만든 노트북 하우징 제품 역시 전시대에 올랐다. 바이오 성분을 첨가해 탄소발생을 28% 줄일 수 있는 페트 제품도 공개했다.
푸른색·초록색…물건 팔기 위한 몸부림
이런 기조는 롯데케미칼에 그치지 않았다. '차이나플라스 2023' 전시가 열린 선전 국제컨벤션센터 내부는 푸른색과 초록색 조명들로 가득찼다. 환경 관련 박람회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차이나플라스 2023'의 LG화학 부스/사진=최경민 기자
'차이나플라스 2023'의 SK지오센트릭 부스/사진=최경민 기자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LG화학, SK지오센트릭 등 로고 자체가 붉은색인 업체들도 푸른색·초록색 위주로 부스를 꾸몄을 정도다. 바스프, 미쓰비시화학, 엑손모빌, 시노펙 등 글로벌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화학업체들이 얼마나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LG화학은 재활용 제품을 비롯해 땅에 묻으면 6개월 내 자연 분해되는 소재, 100% 바이오 원료로 만든 플라스틱 등을 전시했다.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부터 비닐까지 모두 '원유'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도시유전 등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알리기 위한 LED(발광다이오드) 타워를 설치했다.

효성화학은 제조를 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이 적은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포케톤'을 소개했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친환경 원료를 사용한 제품들과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생산공법을 반영한 제품솔루션을 알렸다. 바스프와 같은 글로벌 업체들은 퇴비화 가능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렇게 친환경을 강조하지 않으면 글로벌 바이어들이 아예 구매를 고려조차 안 하는 기조도 있었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이번 전시회가 열린 중국에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 같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내 화학사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대세는 친환경과 리사이클이다. 이 분야가 비즈니스가 되기 시작했다"며 "각 부스가 초록색, 푸른색 등 환경을 상징하는 색깔로 도배된 게 우연이 아니다. 안 따라 갈 수 없는 글로벌 트렌드"라고 말했다.

'차이나플라스 2023'의 바스프 부스/사진=최경민 기자

선전(중국)=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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