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가 지휘한 오케스트라’ 브레멘 필 처음으로 한국 찾는다
교향곡 4번 등 브람스 레퍼토리 연주
임지영·문태국의 ‘이중 협주곡’ 주목
요하네스 브람스는 1868년 4월10일 성(聖) 금요일 독일 브레멘 대성당에서 ‘독일 레퀴엠’을 초연했다. 독일어로 번역된 성서를 가사로 발췌해 작곡한 합창곡으로 브람스의 이름을 전 유럽에 알린 걸작이다. 이때 브람스가 직접 지휘했던 오케스트라가 한·독 수교 14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22일 부산문화회관, 23일 세종예술의전당, 25일 서울예술의전당, 26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공연한다. 프로그램은 브람스의 작품만으로 구성됐다. 1부에선 ‘대학축전서곡’과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 2부에선 브람스가 남긴 마지막 교향곡인 4번을 선보인다.
특히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첼리스트 문태국이 ‘이중 협주곡’을 협연한다. 이 곡은 브람스가 친구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과 화해하기 위해 그의 조언을 부탁하면서 작곡했다. 브람스의 다른 친구 로베르트 슈만의 부인 클라라는 ‘화해의 협주곡’이라 불렀다고 한다. 고도의 기교가 필요하며 연주자 두 명이 한 명인 것처럼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 난곡이다. 문태국은 소속사 크레디아를 통해 “독일에 처음 갔을 때 브레멘을 방문했는데 어릴 적부터 ‘브레멘 음악대’(그림 형제의 동화) 이야기를 들어와서 그런지 다른 도시보다 더 기억에 뚜렷이 남아 있다”며 “이중 협주곡은 애정하는 곡이기도 한데 깊은 역사를 가진 브레멘 필, 마에스트로 마르코 레토냐와 함께 연주하게 돼 더 기대된다”고 전했다.
임지영은 2015년 20세 나이에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우승했다. 문태국은 2011년 제3회 앙드레 나바라 국제첼로콩쿠르와 2014년 파블로 카살스 국제첼로콩쿠르에서 우승했고, 2019년에는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휘자인 마르코 레토냐는 2018년부터 브레멘 필의 음악감독을 맡아왔다. 1991년부터 2003년까지 모국인 슬로베니아 필하모닉 음악감독을,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음악감독을 지냈다. 한국에선 2017년 스트라스부르 필 내한 공연을 지휘했고, 지난해 교향악축제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지휘했다.
브레멘 필의 역사는 200년이 넘었다. 1820년 브레멘 대성당 오르간 연주자 빌헬름 프리드리히 림이 창단한 ‘브레멘 콘서트 오케스트라’와 1825년 설립된 브레멘의 ‘프라이빗 콘서트 소사이어티’에 의해 창설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전신이다. 1933년 주립 오케스트라로 승격되며 ‘브레멘 주립 오케스트라’로 이름을 바꿨다. 지금의 이름은 2002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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