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니기를…” 캐롯의 ‘처음이자 마지막 프랜차이즈 스타’ 이정현의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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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에 시달리는 팀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인 2년 차 에이스.
딱 한 시즌 만에 사라진 '캐롯'이라는 팀의 기둥이자 리그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이정현은 팀의 마지막 순간, 차오르는 슬픔을 참지 못했다.
어느덧 고양 농구단이 자랑하는 최고의 스타가 된 이정현 덕분에, 시즌이 끝나는 날임에도 팬들은 눈물보다 미소를 지었다.
이미 끝난 일이지만 캐롯 입장, 그리고 야전사령관 이정현의 입장에선 안타까웠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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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에 시달리는 팀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부인 2년 차 에이스. 이정현의 프로농구 2022-23시즌은 '소년 만화' 같았다. 딱 한 시즌 만에 사라진 '캐롯'이라는 팀의 기둥이자 리그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이정현은 팀의 마지막 순간, 차오르는 슬픔을 참지 못했다.
"고양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정말 슬픈데 마지막까지 팬들께서 이렇게 많이 찾아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게 끝이… 끝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KBL 가입금 미납 사태'를 딛고 간신히 플레이오프에 출전하게 된 고양 캐롯. 팬들은 고양체육관으로 장어 덮밥과 치킨, 커피 등을 보내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정현 역시 올 시즌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팬들의 응원을 온몸으로 느낀 플레이오프로 꼽았다.
"팬분들께서 플레이오프에서 더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어요. 단순히 응원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크고, 끝까지 열심히 뛸 수 있었습니다."
선수단의 급여 지급이 수차례 밀리고, 연고지 이전과 팀 인수 등 구단의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이정현은 특유의 '꽃 같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미세 골절이 생긴 팔꿈치로 슛을 던졌고, '감동 캐롯'의 4강 PO 드라마의 중심 인물로 활약했다.
이정현은 경기 종료 후 코트를 떠나지 못하는 팬들과 한 명 한 명 셀카를 찍고, 사인을 하며 다사다난했던 한 시즌의 마지막을 보냈다. 어느덧 고양 농구단이 자랑하는 최고의 스타가 된 이정현 덕분에, 시즌이 끝나는 날임에도 팬들은 눈물보다 미소를 지었다.
이정현이 고양에서 보낸 두 시즌은 특별했다. 유망주에서 MVP급 선수로 성장했고, 6강을 거쳐 4강 PO에서도 경쟁했다. 캐롯 김승기 감독의 말처럼 "이정현이 없었다면 캐롯은 4강에 오지 못했을 것"이며, 이제는 "국가대표와 리그 MVP로도 손색없는 선수"로 인정받게 됐다.
끝을 마주한 '고양 캐롯 점퍼스'라는 이름. 하지만 이정현은 또 다른 시작을 다짐했다.
"힘들기도 했지만, 팬분들 덕분에 가장 즐거운 시즌을 보낸 것 같습니다.
잘 쉬고, 더 열심히 준비해서 다음 시즌에 멋지게 돌아오겠습니다"
PS. 이정현은 신사적인 경기 매너로도 박수를 받았다.
다 지난 일이지만 4차전 일찌감치 찾아온 승부처에서 억울한 장면이 있었다. 인삼공사에 끌려가던 경기 초반 변준형의 미스가 나왔고 한호빈이 가로채기에 이어 질풍 같은 속도로 공격을 전개했다. 이정현은 이 순간 트레일러(공격자에 바로 뒤를 따라가는 역할)로 참여했다. 수비수 박지훈이 이정현과 가볍게 충돌했다. 여기서 심판은 공격자 이정현의 파울을 선언했다. 이정현과 캐롯 벤치는 강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느린 장면을 보면, 이정현은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대각선 방향으로 점프했고 박지훈의 몸통은 사선으로 살짝 움직이는 장면이 포착된다. 엄밀히 말하면 공격자보다 수비자 파울이 선언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김승기 감독과 이정현은 판정에 깨끗하게 수긍했다. 홈 팬들 앞에서 신사적인 경기 매너까지 선보인 것이다. 이 공격자 반칙 선언 이후로 캐롯은 추격 동력을 잃었다. 이미 끝난 일이지만 캐롯 입장, 그리고 야전사령관 이정현의 입장에선 안타까웠던 순간이었다.
이무형 기자 (nobrot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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