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떠나는 주상영 "팬데믹 인플레, 조금 다른 시각서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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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오늘(20일) 서울 중구 한은 신축별관에서 주상영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왼쪽 다섯 번째)과 박기영 위원(왼쪽 세 번째) 이임식을 가졌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임기를 마친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물가 안정과 성장,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 간의 (단기적) 상충관계가 첨예화된 것으로 보여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고 밝혔습니다.
주 위원은 오늘(20일) 이임사를 통해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을 최우선 책무로 삼아야 하되 안정적 경제성장을 지원하고 금융부문의 안정에도 기여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난 2020년 4월 취임해 3년의 임기를 마친 주 위원은 금리 인상과정에서 금리 동결 의견을 내는 등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됐습니다.
주 위원은 "재임 기간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 만의 팬데믹, 1970년대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다"며 "보건위기 극복은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의 회복과 정상화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며, 여전히 대내외적 불안 요인이 잠재해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주 위원은 특히 팬데믹 시기의 인플레 양상에 대해 "팬데믹 초기 물가상승을 촉발한 주요인은 감염 확산에 의한 공급의 부족과 차질이었지만, 이와 동시에 수요 측면에서는 부문간 수요 이동(demand shift)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비스 소비가 막히자 재화 소비로 수요가 이동했고, 재화 부문에서는 비내구재에서 내구재로 서비스 부문에서는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수요가 이동했다는 것입니다.
이어 "팬데믹 기간 중의 인플레이션이 과거와 차별화된 모습은 특정 부문에서의 공급 차질로 가격이 상승하고, 그에 따라 다른 부문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연쇄적 가격 상승이었다는 점"이라고 했습니다.
주 위원은 이 과정에서 "수요가 줄어드는 부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의 경직성이 작동해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이 제어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차별화 된 인플레이션에 대한 다양한 정책의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주 위원은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이 물가에 영향을 주었지만 팬데믹 기간의 이례적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단순히 총수요·총공급의 총량 개념에서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책 대응의 방향이나 강도에 있어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을 재직 내내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그간의 정책 대응과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하면 우리 경제도 소프트랜딩(soft landing·연착륙)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같은날 박기영 금통위원도 임기를 마쳤습니다. 중도 매파 성향으로 분류돼 온 박 위원은 고승범 전 위원의 잔여임기를 맡아 2021년 10월 취임해 1년 6개월의 짧은 임기를 마쳤습니다.
박 위원은 이임사를 통해 "많은 분들이 저를 금통위 개최 횟수 대비 기준금리를 가장 많이 올린 사람이라고 말한다"며 "한국은행으로부터 재직기간 대비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 한은 임직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습니다.
임기를 마친 주 위원과 박 위원의 후임으로는 박춘섭 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장용성 서울대학교 교수가 추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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