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떠나는 주상영·박기영 금통위원… 이임사로 밝힌 복잡한 속내

박슬기 기자 2023. 4. 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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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를 끝내고 기준금리 인상을 이끌어 온 주상영·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이 20일 퇴임했다.

다음달 25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부터는 새로운 금통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게 된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주상영 위원과 박기영 위원은 이날 퇴임하고 내일(21일)부터 박춘섭 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장용성 서울대학교 교수가 새 금통위원으로 부임한다.

박기영 위원은 다른 금통위원보다 짧은 임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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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영 금융통화위원./사진=한은 제공
제로금리 시대를 끝내고 기준금리 인상을 이끌어 온 주상영·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이 20일 퇴임했다.

다음달 25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부터는 새로운 금통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게 된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주상영 위원과 박기영 위원은 이날 퇴임하고 내일(21일)부터 박춘섭 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장용성 서울대학교 교수가 새 금통위원으로 부임한다.

주상영 위원은 지난 2020년 4월 21일 임기를 시작해 3년 간의 임기를 마쳤다.

주 위원은 이임사를 통해 "물가 안정은 중앙은행의 최우선 책무지만 안정적 경제성장을 지원하고 금융부문의 안정에도 기여해야한다"며 "물가안정과 성장, 금융안정 간의 (단기적) 상충관계가 첨예화된 것에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고 토로했다.

주 위원은 금통위 내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된다. 금리 인상과정에서 동결 소수 의견을 내기도 했다.

주 위원은 "재임 기간은 전 인류가 곤경에 처한 시기와 겹쳤다"고 평했다.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 만의 팬데믹, 1970년대 이후 4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다는 얘기다.

주 위원은 "보건위기 극복은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의 회복과 정상화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며 여전히 대내외적 불안 요인이 잠재해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팬데믹 기간 중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과거와 차별화된 모습은 특정 부문에서의 공급 차질로 가격이 상승하고 그에 따라 다른 부문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연쇄적 가격 상승이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수요가 줄어드는 부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의 경직성이 작동해 경제 전반의 인플레가 제어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주 위원은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이 물가에 영향을 주었지만, 팬데믹 기간의 이례적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단순히 총수요·총공급의 총량 개념에서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정책 대응의 방향이나 강도에 있어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을 재직 내내 했다"고 밝혔다.

주 위원은 "그래서 정책 대응의 방향이나 강도에 있어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을 재직 내내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본인이 학교로 돌아가며 연착륙을 하듯) 우리 경제도 소프트랜딩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인 주 위원은 임기를 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영 한은 금통위원./사진=한은 제공
박기영 위원은 다른 금통위원보다 짧은 임기를 보냈다. 지난 2021년 10월 취임해 1년6개월 금통위원으로 활동했다. 고승범 전 금통위원이 금융위원장에 임명되면서 박 위원이 남은 임기를 이어갔다. 박 위원은 통화정책에서 매파(긴축 선호)적 인물로 평가됐다.

박 위원은 이임사를 통해 "취임할 때 탁월한 능력과 겸손함을 동시에 갖춘 한국은행 임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기대가 매우 크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때의 기대가 몇 배 충족됐다"며 임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 위원은 "취임사를 다시 보니 취임사의 내용이 최근에 제가 했던 발언들, 고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 놀랐다"며 "다만 그 고민의 밀도와 깊이가 훨씬 깊어졌다고 느꼈는데 모두 뛰어난 한은 구성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배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위원은 "많은 분들이 저를 금통위 개최 횟수 대비 기준금리를 가장 많이 올린 사람이고 한다"며 "저는 그보다 한국은행 재직 기간 대비 한국은행으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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