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꺾인 TSMC, 1Q 순익 2%대 증가 그쳐…美보조금 신청 가닥

김응열 2023. 4. 20. 16: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메모리 반도체 한파가 지속하는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도 그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20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TSMC는 2%대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예년에 비해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TSMC는 이날 1분기 매출이 5086억3297만대만달러(약 21조9627억원), 순이익은 2069억8700만대만달러(약 8조929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 1분기 매출·영업익·순이익 모두 성장세 둔화
고객 주문 감소…메모리 이어 파운드리도 한파
美에 보조금 신청 무게…독소조항은 철회 요구

[이데일리 김응열 김겨레 기자] 메모리 반도체 한파가 지속하는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도 그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20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TSMC는 2%대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예년에 비해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사진=AFP)
순이익 증가율, 두자릿수에서 2.1%로

TSMC는 이날 1분기 매출이 5086억3297만대만달러(약 21조9627억원), 순이익은 2069억8700만대만달러(약 8조929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3.58%, 순이익은 2.1% 증가했다. 당초 시장에선 분기 순이익을 1900억대만달러로 예상했는데, 실제론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237억9000만대만달러(약 9조6677억원)에서 2312억3800만대만달러(약 9조9894억원)로 3.3% 늘었다.

5nm(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가 전체 매출의 31%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7nm가 20%로 뒤를 이었고 16nm는 13%로 집계됐다.

TSMC의 실적은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확연히 줄었다. 작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35.5% 올랐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8.7%, 45.1% 뛰었다.

올해는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관련 반도체 수요의 약세 등 불황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주형 사업인 파운드리는 경기 침체 영향을 메모리보다 덜 받지만 TSMC 역시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고객사 주문이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美보조금 일단 신청…독소조항 철회 요구

TSMC로선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문제도 골칫거리다. TSMC는 일단 보조금을 신청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현재 건설 중인 애리조나주 공장 2곳이 미국 반도체법에 따라 70억~80억달러(약 9조3000억~10조6000억원)의 세액 공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주 신규 공장의 투자 규모는 외국 기업으로는 미국 역사상 최대인 400억달러(약 53조1000억원)에 달한다. 또 소식통은 TMSC가 애리조나주 공장을 대상으로 60억~70억달러(약 7조9000억~9조3000억원)의 보조금을 요청해, 세액 공제까지 최대 15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정부 지원을 받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AFP)
물론 TSMC는 미 정부에 보조금을 빌미로 요구한 민감한 경영 정보 등 독소조항을 철회해줄 것을 요청할 전망이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지난달 말 반도체법 요구 조건을 두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일부 조건들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 반도체법은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받는 기업이 미국 공장에서 얻은 초과 이익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TSMC는 애리조나주 공장의 경제성 저하 등을 우려하고 있다.

TSMC는 또 광범위한 재무·고객 장부 열람 등 기업 경영 관련 정보에 접근할 권한을 달라는 미국 정부 요구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애플 등을 고객으로 둔 TSMC는 고객별로 반도체 장비와 재료를 포함한 세부 설계를 극비 사항으로 보호하고 있다. 고객의 경쟁사가 반도체 설계를 모방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업상 부담이 큰 데도 TSMC가 보조금 신청에 무게를 두는 건 공장 설립 비용 때문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의 공장 설립 비용이 대만의 몇 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 역시 애리조나 공장의 반도체 생산 비용이 대만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최소 50% 더 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응열 (keynew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