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모톰 시술은 맞지만, 맘모톰 제품은 아니라니?

유주연 기자(avril419@mk.co.kr) 2023. 4. 2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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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 ‘맘모톰’ 브랜드 한국 첫 도입
인지도 높아 보통명사로 통용
VABB가 시술 공식 명칭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경기도 수원에 사는 A 씨는 가슴에 혹이 만져지는 것을 느껴 최근 인근 유방외과를 찾았다 맘모톰(Mammotome) 시술을 권유받았다. 의료진은 맘모톰이 유방암 조직검사와 양성종양 제거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고 A씨도 들어본적이 있었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바로 시술을 받았다. 그런데 시술 후 서류 발급을 하는 과정에서 A씨는 본인이 시술 받은 장비가 맘모톰이 아닌 다른 제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놀란 A씨가 이를 병원에 따지자 “맘모톰 시술은 맞지만 맘모톰이 아닌 다른 제품으로 시술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본인이 받은 시술이 맘모톰시술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막상 시술 제품이 맘모톰이 아니었다고하니 속은 기분이 들어 불쾌했다.

‘맘모톰시술은 맞지만 맘모톰 제품으로 시술 받은 것은 아니다’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 맘모톰은 사실 시술명이 아닌 제품명이다. 1999년 VABB(Vacuum Assisted Breast Biopsy·진공흡인유방생검)이라는 기술이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될 때 존슨앤드존슨메디칼의 ‘맘모톰’이 선보이면서 이후 고유명사처럼 굳어져 사용되고 있다. VABB는 굵은 바늘을 유방에 삽입해 진공으로 흡입하는 방식으로 유방조직을 채취한 후 세포검사를 하거나 양성종양을 한 번에 제거하는 시술의 공식명칭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통용된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VABB를 맘모톰이라 부르며 제품 브랜드와 시술명이 혼용되고 있는 것이다. A씨가 가짜 맘모톰 시술을 받았다고 의심했던 사례도 시술명과 브랜드명을 혼용하여 생긴 해프닝이라고 할 수 있다. 캔에 든 햄(Canned Ham)을 ‘스팸’으로, 의료용 밴드를 ‘대일밴드’로 통칭하듯 상품명이 보통명사처럼 쓰이는 것이다.

맘모톰은 개발 당시 획기적인 제품으로 주목받았으며 이후 의료진과 환자의 편의를 증진시킨 다양한 후발 제품들이 속속 출시됐다. 한국에서도 20년이 넘는 동안 관련 시장이 발전하면서 VABB시술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맘모톰시술의 인지도가 높다보니 의료진도 환자들에게 VABB 시술을 설명할 때 쉽게 이해를 돕기 위해 맘모톰시술이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VABB 시술의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맘모톰 외에도 맘모톰 개발자 스티브 파커 박사가 새로 개발한 벡톤디킨슨(BD)의 ‘엔코(EnCor)’, 그리고 국내 제품인 메디칼파크의 ‘벡스코어(Bexcore)’ 등이 있다.

3사 장비 모두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 이은숙 리리유의원 원장(전 국립암센터 병원장)은 “VABB시술은 그 역사가 오래돼 시술 자체에 대한 안전성과 우수성은 이미 검증 단계가 끝났다고 보면 된다”며 “제품 브랜드가 다르더라도 기본적인 VABB 시술 절차나 기술력에서의 차이가 현격히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VABB시술은 예상되는 부작용은 줄이면서도 정확한 검사를 지향하는 쪽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제품 브랜드보다는 시술을 하는 의료진의 실력과 환자의 회복 노력이 더 중요해 보인다”며 “병원들도 제품 인지도보다는 시술자와 환자 편의성을 고려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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