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게 살지 말자"…1세대 인권변호사 한승헌 1주기 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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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럽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부끄럽게 살지는 말자."
대한민국 1호 시국사건 변호사이자 1세대 인권변호사 산민(山民) 한승헌(1934~2022) 1주기 추모식이 20일 오후 3시 진안군 진안읍 북마이산 명인명품관 문화마당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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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뉴시스]최정규 기자 = "자랑스럽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부끄럽게 살지는 말자."
"정의와 진실을 외면하는 재판의 현장에서 나는 분노하고 개탄했다."
대한민국 1호 시국사건 변호사이자 1세대 인권변호사 산민(山民) 한승헌(1934~2022) 1주기 추모식이 20일 오후 3시 진안군 진안읍 북마이산 명인명품관 문화마당에서 열렸다. ‘산민 한승헌 선생 기념사업회’가 주관했다.
한필수 청주한씨진안군종친회장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된 추모식은 국민의례와 분화·헌화, 한승헌 전 변호사 약력소개, 기념사, 추모사, 회고사 등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식에는 산민의 배우자인 김송자 여사와 가족 등 유족들도 참여했다.
윤석정 산민한승헌선생기념사업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1세대 인권변호사로 가시밭길을 걸으며 불의에 필봉으로 맞섰고, 세상이 어지러울 때 온몸을 던지셨다"며 "‘자랑스럽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부끄럽게 살지는 말자’던 그 말씀이 혼탁한 세상에서 더욱 가슴에 와 닿고 빛을 발한다”고 했다.
추모식에 앞서 유가족과 민변 전북지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전북겨례하나, 전북환경운동연합, 전북작가회의 회원 등은 광주 5.18묘역 고인의 묘소를 참배했다.
한승헌 변호사는 1934년 진안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57년 제8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했다. 1960년 검사로 임관해 통영지청·법무부 검찰국·서울지검 등에서 근무했으며 1965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변호사 개업 후 인권 변호를 위해 일생을 헌신했다. ▲동백림 사건(1967) ▲통일혁명당 사건(1968) ▲민청학련 사건(1974) ▲인혁당 사건(1975)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사건(1980)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2004) 등 100건이 넘는 굵직한 시국사건을 맡아 '1세대 인권 변호사'로 불린다.
하지만 한 변호사는 생전에 인권변호사란 말을 싫어했다고 한다.
"변호사라면 당연히 인권을 수호해야한다. 인권변호사라는 말은 '헤엄 잘 치는 수영선수처럼 이상한 말이 된다"고 일관되게 말했다고 한다. 또 "인권변호사라는 말이 사라져야 진정한 민주주의가 온다"며 "'법률가의 삶' 그 자체가 법과 양심에 따라 수사·재판·변호가 인권수호"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후배 변호사들에게는 '인권변호사라고 칭하지 말자', '나를 의롭다 믿고 남을 학대하지 말자', '사서 고생하는 변호사, 시대의 선구자가 되자'는 3가지를 당부했다고 한다.
한 변호사는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시절 감사원장과 사법개혁추진위 위원장을 지냈다. 지난해 88세로 타계했다. 묘비에는 ‘자랑스럽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부끄럽게 살지는 말자’는 좌우명이 새겨져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jk971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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