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퀸·세계랭킹 1위 동시 탈환 위한 고진영의 전략 ‘페이드 샷’[SS 포커스]

장강훈 2023. 4. 2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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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쎼브론 챔피언십을 앞둔 고진영이 세계랭킹 1위와 메이저 퀸 등극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전장은 길지만, 문제될 건 없다. 페이드 샷을 구사하므로 조금 더 공격적으로 임할 수 있다.”

세계랭킹 1위 탈환과 ‘메이저 퀸’ 재등극에 도전하는 고진영(28·솔레어)이 손목 부상 후 스윙을 바꿨다고 밝혔다. 고진영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우드랜즈의 더 클럽 칼턴우즈 잭니클라우스 시그니처 코스(파72·682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10만달러) 공식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묶을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심했지만, 이제는 괜찮다. 80% 가량 회복했다”며 동계훈련을 통해 스윙을 바꿨다고 밝혔다.

드로우 구질 대신 스트레이트나 페이드 샷으로 홀을 공략한다는 얘기가 이어졌다. 그는 “스윙 변화로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드 샷은 볼에 회전을 많이 걸어야 하므로, 그린 위에서 볼을 세우기가 용이하다. 핀을 직접 공략할 수 있다. 고진영이 공격적이라고 밝힌 이유다.

고진영은 손목부상 후 동계훈련을 소화하면서 페이드 샷으로 구질을 바꿨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타이틀리스트와 스릭슨의 볼 담당자들은 “스윙궤도나 샤프트 종류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동일한 조건이라면 드로우보다 페이드가 스핀량이 더 많은 게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계자들은 “일반적으로 페이드샷을 구사하면 드로우일 때보다 200~300회 가량 회전이 더 걸린다. 그린 공략 때 분당회전수 7000rpm을 기준으로 하면, 페이드샷은 7200~7300rpm이 되는 셈이다. 스핀량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공이 잘 선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강원도 춘천에 있는 리비에벨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고군택(24·대보건설)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린이 딱딱하고, 경사가 심해 많은 선수가 어려움을 겪었는데, 고군택은 “페이드 샷으로 그린을 공략해 상대적으로 볼을 쉽게 세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장이 길고, 딱딱한 그린에서 플레이할 때는 페이드가 훨씬 안정적인 셈이다.

프로 선수는 핀을 향해 무작정 샷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프로 선수는 공을 똑바로 멀리 치는 빈도가 낮다. 코스 상태와 모양, 그린의 경도와 핀 위치에 따라 왼쪽으로 살짝 휘는 드로우와 오른쪽으로 부드럽게 휘는 페이드를 선택적으로 구사한다. 인-투-아웃이 일반적인 골프스윙 궤도를 고려하면, 드로우는 대체로 클럽의 진행방향과 일치한다. 클럽 페이스와 볼에 걸리는 회전이 스윙방향과 일치하므로 회전은 적게 걸리는 대신 더 멀리 날아간다. 스윙 원심력을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벙커 탈출 중인 고진영. AFP 연합뉴스


반면 페이드 샷은 소위 역회전을 걸어야 하는 스윙이다. 클럽 페이스가 회전하는 것과 반대방향으로 볼이 회전하기 때문에 회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비거리도 준다. 대신 그린 위에서는 많은 회전 덕분에 멀리 구르지 않는다.

전장이 길어지고 장타 경쟁이 펼쳐지던 2010년대 후반에는 드로우샷을 구사하는 선수가 많았다. 클럽과 볼 제작기술이 발달하고, 장타자들에게 변별력을 주기 위한 코스레이팅에 신경을 쓰면서 이제는 페이드 샷이 대세로 올라서는 인상이다. 고진영이 샷을 바꾼 이유도 ‘송곳 아이언’을 더 정확하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전략인 셈이다.

고진영은 “올해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지만, 모든 샷을 핀을 향해 플레이한다는 뜻은 아니다. 공의 탄도가 지난해보다 높아졌고, 페이드 구질로 바뀌었다. 그래서 조금 더 많은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가끔씩은 그린 중앙을 향해서 샷을 한다. 바람도 많이 불어서, 이 코스는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는 말로 전략을 감췄다.

메이저 퀸과 세계랭킹 1위 탈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고진영의 코스 매니지먼트와 샷 메이킹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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