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마친 주상영 금통위원 "韓경제 연착륙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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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 기준금리 인상을 이끌어온 주상영·박기영 금융통화위원이 20일 한국은행을 떠났다.
주상영 위원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과 그에 따른 물가 상승, 최근의 경제 상황에 대한 복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주 위원은 2020년 4월 금통위원으로 취임해 3년 동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확산 과정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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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 기준금리 인상을 이끌어온 주상영·박기영 금융통화위원이 20일 한국은행을 떠났다.
주상영 위원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과 그에 따른 물가 상승, 최근의 경제 상황에 대한 복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다만 그동안의 정책대응으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 위원은 "현재로서는 보건위기 극복은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의 회복과 정상화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여전히 대내외적 불안이 잠재해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을 최우선 책무로 삼아야 하되, 안정적 경제성장을 지원하고 금융부문의 안정에도 기여해야 한다"며 "퇴임하는 즈음 물가안정과 성장,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간의 (단기적) 상충관계가 첨예화된 것으로 보여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은은 2021년 8월 주요국 중 가장 먼저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주 위원은 2020년 4월 금통위원으로 취임해 3년 동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확산 과정을 지켜봤다. 그는 "팬데믹 초기 물가상승을 촉발한 주요인은 감염 확산에 의한 공급의 부족과 차질이었다"면서 "공급 차질과 수요 이동, 이 두 가지 충격은 팬데믹 이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팬데믹 기간 중의 인플레이션이 과거와 차별화된 모습은 특정 부문에서의 공급 차질로 가격이 상승하고, 그에 따라 다른 부문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연쇄적 가격 상승이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수요가 줄어드는 부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의 경직성이 작동하여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이 제어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주 위원은 2021년 8월 한은이 제로금리를 끝내고 인상을 시작할 당시에도 인상에 반대하는 소수 의견을 내는 등 다섯 차례나 인상 자체 또는 인상 폭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주 위원은 "팬데믹 기간의 이례적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단순히 총수요·총공급의 총량 개념에서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정책 대응의 방향이나 강도에 있어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을 재직 내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그간의 정책 대응과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하면 우리 경제도 소프트랜딩(연착륙)에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도 소회를 밝혔다. "어제 취임를 다시 보니 취임사의 내용이 최근에 제가 했던 발언들, 고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 놀랐다"면서 "다만 그 고민의 밀도와 깊이가 훨씬 깊어졌다고 느꼈다. 모두 뛰어난 한은 구성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제가 배운 결과라 생각한다"고 했다.박 위원은 2021년 10월 취임해 1년6개월간 금통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많은 분들께서 저를 금통위 개최 횟수 대비 기준금리를 가장 많이 올린 사람이라고 한다"면서 "저는 그보다 한은 재직 기간 대비 한은으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평소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평가됐다. 최근 있었던 기자 간담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생각해 본 적 없다"며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선을 긋기도 했다.
주 위원과 박 위원의 뒤를 이어 21일부터 박춘섭 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장용성 서울대학교 교수가 새 금통위원으로 부임한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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