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늦었지만, 반듯하게 달려온’ 연세대 김건우 “연세대에서 행복한 추억을 쌓고 있어요”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3월호에 게재됐다. 본 기사를 위한 인터뷰는 2023년 2월 2일 오후 1시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김건우는 어릴 때부터 농구를 사랑했다. 클럽과 3X3 대회에서 농구를 취미로 했다.
하지만 농구선수 김건우의 출발은 남들보다 많이 늦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동아고의 스카우트를 받았기 때문. 중학교 때 시작해도 ‘구력이 짧다’고 평가받기에, 고등학교에서의 출발은 2~3배의 노력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김건우는 빠르게 적응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나간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차민석(서울 삼성)을 상대로 28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해 주목받았다.
연세대에 진학한 김건우는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코로나19 악재도 겹쳤다.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한 채 졸업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개인 욕심보다 연세대에 힘을 싣고 싶다”고 밝혔다. 연세대의 주장인 유기상과 함께, 최고참으로서 연세대를 이끌 준비를 마쳤다.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려요.
연세대학교 4학년 센터 김건우입니다.
미국 전지훈련을 떠났다고 들었어요.
동계 전지훈련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어요. 스킬 트레이닝과 웨이트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병행하고 있죠. 좋은 환경에서 2023시즌을 준비하고 있어요. 또, 신입생들도 합류했어요. 합을 맞추는 단계에요.
농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키가 어릴 때부터 컸어요. 여러 가지 운동을 접했죠. 그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운동은 농구였어요.
하지만 중학교 때까지는 클럽에서만 농구했어요. 고등학교 진학 후에야 엘리트 농구를 시작했죠. 동아고 코치님께서 저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해주셨고, 저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동아고로 진학했고, 동아고에서 처음 5대5 농구를 배웠어요. 이전까지 3대3 위주로 농구했거든요.
시작이 굉장히 늦었는데, 농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공부하고 싶지 않았어요.(웃음) 또, 어릴 때부터 농구를 많이 좋아했어요.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막연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마추어 시절에 유명한 선수였나요?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웃음). 그렇지만 연세대에 진학한 후 우승도 많이 하고, 선배들과 함께 연세대만의 색깔을 잘 살렸어요.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죠.
늦은 출발에도 곧바로 좋은 활약을 했어요. 주목도 많이 받았고요.
동아고에 들어가자마자, 연습 경기를 바로 나갔어요. 부담이 적었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내가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했고, 한 발 더 뛰었죠. 사실 고등학교 때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요.
연세대 생활은 어땠나요?
운동 프로그램과 몸 관리가 체계적이었어요. 숙소 생활로 선후배 간에 끈끈하고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어요. 그런 분위기가 좋았어요. 또, 대학생들이어서 몸도 좋고, 스피드도 확연히 달랐어요. 경기하면서 (고등학교 때와) 차이를 크게 느꼈어요.
대학교 진학 전에 개명을 했어요.(김건우는 연세대 진학을 앞두고 김민유에서 김건우로 개명했다) 어떤 이유로 개명했나요?
고등학교 때부터 많이 다쳤어요. 운동을 소화하지 못하는 날도 많았죠. 개명도 부상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들었어요. 부모님의 권유도 있었고요. 개명에 조금이라도 기대고 싶었어요.
2022시즌은 만족할 만한 시즌이었나요?
아쉬운 한 해였어요. 성적도 아쉬웠고요. 물론, 선수들이 열심히 했고,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고학년으로서 팀에 도움을 주지 못했어요. 그래서 더 아쉽고, 마음에 더 걸려요.
그리고 1년 내내 무릎 부상을 안고 있었어요. 재활하다 조금이라도 무리하면, 염증이 재발했어요. 심한 부상이었죠. 그래서 쉬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몸 상태는 회복했나요?
연세대 트레이너 선생님과 꾸준히 재활하고 있어요. 체중 조절도 병행하고 있고요. 다친 부위가 무릎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보려고 해요.
2023년이 끝나면, 신인 드래프트에도 참여하잖아요. 보여줘야 한다는 욕심도 있겠어요.
가진 것을 모두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어요. 연세대가 잘 돼야 한다는 마음이 더 커요. 제가 잘되기보다, 팀이 잘 되는 게 우선이에요. 선배님들도 마찬가지였어요. 팀에 도움이 되는 걸 먼저 생각했거든요.
저 역시도 팀에 도움을 주고 싶어요. 작년에 도움을 주지 못해서 매우 아쉬웠거든요. 4학년이 된 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코트 안팎에서 팀에 도움을 주고 싶어요. 주장인 (유)기상이와 함께 남은 1년을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
어떤 역할로 팀에 기여하고 싶나요?
공격보다는 수비를 실수 없이 하고 싶어요. 기본적인 것 위주로 농구를 해야 해요. 코트 안팎 모두 분위기를 올리고 싶어요. 그러면 팀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요?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 있는 점과 보완할 점은 무엇인가요?
수비와 리바운드가 자신 있어요. 보완할 점은 자신감과 멘탈이고요. 사실 어릴 때부터 멘탈이 약했어요. 그래서 동료들과 자주 소통하려 해요. 팀의 사기도 불어넣고, 동시에 제 자신감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4학년이 되면서 마음가짐도 남다를 것 같아요.
기상이가 주장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팀을 정말 잘 이끌고 있어요. 기상이가 코트 안에서 주체적으로 이끌고 있어서, 저는 농구 외적인 면에서 기상이를 도와줘야 해요. 기상이가 놓치는 점이나 힘들어할 때, 제가 도와주고 노력해야 해요. 그렇게 기상이와 호흡을 맞추고 있어요.
롤 모델로 삼은 선수가 있나요?
고등학교 때는 없었어요. 하지만 연세대에 입학할 때, 4학년이었던 (한)승희 형(현 안양 KGC인삼공사)과 3학년이었던 (신)승민이 형(현 대구 한국가스공사)이 롤 모델이었어요. 두 형들이 운동하는 걸 따라 하려고 노력했어요. 돌이켜보면, 형들을 모방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어요. 농구적인 면에서는 승희 형의 BQ와 승민이 형의 다재다능함을 본받고 싶어요.
한승희와 신승민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점이 있다면요?
그래도 운동 능력은 자신 있어요. 특히, 점프력은 조금이라도 더 좋지 않을까요? 형들에게 이야기해본 적은 없지만, 승민이 형은 알고 있을 거예요(웃음).
김건우에게 농구란 무엇인가요?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에요. ‘행복의 근원’ 같은 존재예요. 특히, 연세대에 들어온 뒤, 선후배들과 행복한 추억을 쌓아왔어요. 그중에도 1~2학년 때 연승을 달리던 시기가 정말 행복했어요. 선후배들과 함께 있던 시간이 모두 즐거웠고, 행복했어요. 앞으로 1년 더 그런 추억을 쌓아갈 겁니다.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사진 1 = 블루림(연세대 농구부 서포터즈) 제공
사진 2 = KUBF(한국대학농구연맹) 제공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