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맞벌이마저...“아이 안 낳아요, 가난 물려주기 싫어서” [매부리레터]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3. 4. 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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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억원대 자산가가 밝히는 가난한 사람의 특성
“가난한 습성을 버리지 못하면 가난은 세습된다”
서울 한 빌라촌의 모습.
3년전 결혼한 직장인 김모씨(36)는 자녀 계획이 없습니다. 대기업 맞벌이 부부인 김씨는 “둘이 대기업다니면서 벌어도 (집)대출금 내고, 생활비 쓰고, 저축하면 남는게 없다. 둘다 대기업 다녀도 절약하면서 빠듯하게 살고 있는데, 아이를 낳으면 파산할 것 같다”면서 “우리처럼 힘든 삶을 물려줄바에는 아이를 낳지말자고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합계 출산율 0.78. 우리나라 역대 합계출산율 중 최저치입니다. 사람들이 출산을 기피하면서 국가적으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인구 소멸’ 위기론이 나오는데 저출산의 원인으로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젊은 세대들은 “이렇게 (열심히)살아도 가난한데, 가난을 물려주기 싫다”고 말합니다.

소득과 자산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가난을 세습하지 않겠다’는 인식은 강해질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202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유여진 선임연구위원은 “출산율 추이는 불평등 추이와 역관계를 보인다는 점에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사회적 재생산 및 지속가능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낮아지면 합계 출산율은 올라가고, 반대로 지니계수가 올라가면 합계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비교’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 존재입니다. 내가 속한 공동체, 내 주변에서 ‘나’를 파악하고 평가하는 ‘비교심리’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불평등이 심화하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빈곤층으로 떨어질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해석입니다.

상위 0.1% 소득 9억5000만 vs 서민 3000만원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한국의 지속가능 발전 목표(SDG) 이행 현황 2023’ 보고서에 따르면, 불평등 지수 지니계수는 더 올랐습니다.

한국의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는 2021년 0.333으로 전년보다 0.002 올랐습니다. 순자산 지니계수도 2022년 0.606으로 전년보다 0.003 상승했습니다. 지니계수는 계층 간 소득 불균형 정도를 나타낸 지표입니다. 지니계수는 0에서 1사이의 수치로 표시되는데 소득분배가 완전평등한 경우가 0, 완전불평등한 경우가 1입니다. 2021년 우리나라의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는 OECD 37개국 중 11번째로 높았습니다.

돈을 잘 버는 사람은 더욱 잘벌게 되는 반면, 서민의 소득은 제자리입니다. 2021년 근로소득 상위 0.1%에 포함되는 1만9959명의 연평균 근로소득은 9억5615만원으로 1년 전보다 14.7%(1억2276만원) 늘었습니다. 반면 중위 소득 구간의 연평균 근로소득은 3004만원으로 같은 기간 3.8%(109만원) 증가에 그쳤습니다.

0.1% 상위 소득자가 1억2000만원 가량 소득이 늘때 연봉 3000만원 서민은 100만원밖에 증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자료는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근로소득 1천분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서울 쪽방촌의 모습.
가난을 세습하지 않으려면
가난은 무섭습니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과 노력으로 가난의 트랙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일푼에서 시작해 자산가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저마다 ‘성공’ 비결을 갖고 있습니다. 순자산 1000억원대 자산가 세이노(필명)는 “부자만 공부할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공부해야한다”면서 가난이 되물림되는 이유를 분석하고 그 길을 피하라고 강조합니다.

저자는 ‘세이노의 가르침’에서 “가난은 세습된다. 가난한 정신을 조심하라”고 강조합니다. 부친의 사업 실패로 끔찍한 가난을 경험했던 저자는 사업으로 소득을 늘리고, 번 돈을 자산으로 옮기는 식으로 꾸준히 부를 늘려 1000억원 대 자산가가 됐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정신과 태도가 기본이 돼야한다고 생각하는 저자는 가난한 자의 공통된 특성으로 다음을 꼽습니다.

첫째, 돈 받는 것 이상으로는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둘째, 아무 일이나 하려고 하지 않는다

셋째, 자신이 받았던 돈의 액수 이하로는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

넷째,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다섯째, 운명론을 받아들이고 사주팔자를 신봉한다.

여섯째, 세상을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쉽게 흥분한다.

일곱째, 경험자의 이야기 보다는 자기 판단을 더 믿는다.

“당신이 미래에 부자가 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가난한 친구들을 찾아가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한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보라. 그들의 말에 당신이 공감을 한다면 당신도 가난한 자들의 공통적 특성을 갖고 있음을 깨달아라.”

그렇다면 부자의 특성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비교 심리’나 과시욕없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을 꼽습니다.

“부자들은 남들이 어떻게 살건 간에 관심이 없다. 흉내 내려고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들은 현재의 상황이 아무리 좋아도 다시 나빠 질 수 있음을 알고 대비하려고 한다. 남들과 비교하며 살지 않는다. 남들이 무엇을 갖고 있건 간에 관심이 없다. 그들은 우선 돈을 모은다. 돈이 쌓이면 그 돈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나중에’ 무엇이든 살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원금을 건드리지 않고서 말이다. 나 역시 그렇게 살았던 사람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 세 가지 심리 때문에 그 원금이 될 작은 돈들을 ‘먼저’야금야금 갉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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