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었어요?"…한국GM 장애인 바리스타 카페의 '오픈런'
"언제 문 열어요?"
장애인의 날인 20일 오전 11시20분 인천 GM한국사업장(한국GM) 부평공장 노틀담베이커리 앞. 오픈 10여분 전부터 직원들 발길이 이어졌다. 카페가 문을 열자 직원 6~7명이 동시에 몰려 커피와 빵을 주문했다.
근무지 1층에 다른 카페가 있는데도 먼 길을 돌아 이곳 카페로 오는 직원도 많았다. 노틀담베이커리는 지적·자폐 장애인이 운영하는 카페다. 지난 18일 한국GM 부평공장 홍보관에 문을 열었다. 이곳 직원 6명 중 4명이 관련 장애를 가진 전문 바리스타다.
노틀담베이커리가 위치한 홍보관 1층은 한국GM 부평공장을 들어서면 반드시 지나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한국GM 사장을 비롯해 사업장의 핵심 관계자, 연구실 직원들도 이곳을 이용한다. 카페 부지 규모도 177.58m²(약 54평)로 이곳 사업장 내에서 가장 크다.
윤씨는 "커피 맛을 일정하게 내기 위해 템핑을 수시로 연습했다"며 "카페 신메뉴를 건의하기 위해 다른 카페도 탐방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다은씨(27)도 지적장애 바리스타다. 고등학교 3학년때 자격증을 땄고 2017년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이씨는 커피를 만들때 손이 느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집에 가정용 커피기계를 따로 구비했다. 이 비용 역시 바리스타로 근무하면서 모은 돈으로 마련했다.
이씨는 "카페를 열면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려드니 처음엔 무서웠다"면서도 "한국GM 직원들의 '커피가 맛있다' 한 마디로 그날 하루종일 뿌듯하다"고 답했다. 그는 월급을 모아 부모님에 고가 냉장고를 선물할 정도로 어린 나이부터 경제활동을 시작했다.
김진희씨(27)는 청각·언어 장애가 있다. 타 장애인보다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 바리스타 교육은 물론 일상적인 주문을 받는데에도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 김씨는 다른 사람의 입모양을 보고 대화하는 구화(口話)자지만 좀 더 정확한 발음을 위해 퇴근때마다 입에 펜을 물고 발음 연습을 한다.
그는 "코로나19(COVID-19)가 심할 때 손님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주문 받는데 어려웠다"면서도 "지금은 혼자 주문받고 커피를 만들 수 있어 이 자체만으로도 뿌듯하다"고 했다.
이 위원회는 장애인, 실버, 다문화 가정 등 모두를 아우르는 한국GM 내 포용 기업 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탄생했다. 또 핵심 공장 부지의 임대료를 포기하는 등 위원회가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던 점도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의 의지 덕분이었다.
이 사업을 주도한 이한승 한국GM 다양성위원회 소속 차량선행개발본부 차장은 "GM 최초였던만큼 리더십의 지원이 없었다면 실현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같은 포용 문화를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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