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20조원 신청…美 반도체 지원금 경쟁 불붙는다

이인준 기자 2023. 4. 2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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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과학법'(반도체법) 시행으로 총 520억 달러(68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놓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 정부를 상대로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특히 미국 반도체법은 1500만 달러 이상의 지원금을 받는 기업의 수익이 전망치를 초과할 경우 미국 정부와 초과분을 공유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TSMC는 이 조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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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520억불' 반도체 보조금 확보 경쟁 치열
TSMC, 보조금 9조원 등 최대 20조 혜택 기대
삼성·SK하닉도 까다로운 요건에도 '예의 주시'

[더럼=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의 반도체 제조업체 울프스피드사를 방문해 일자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회사는 반도체지원법(CHIPS) 시행에 따라 5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제조 시설을 건설, 일자리 1800개 창출 계획을 발표한 곳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입법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3주간의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 투어를 시작했다. 2023.03.29.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미국 '반도체 과학법'(반도체법) 시행으로 총 520억 달러(68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놓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 정부를 상대로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예산이 한정된 만큼, 협상을 통해 얼마나 보조금을 더 타내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4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공장 2곳을 짓고, 이에 대한 직접 보조금 60~70억 달러(8~9조원)를 신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미 정부는 사업을 위한 총 설비 투자액의 5~15%를 보조금으로 지급할 방침인데, 현재로선 TSMC가 최고 금액을 신청할 전망이다. 일부에선 TSMC가 세액공제 70∼80억달러까지 포함하면 미국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이 최대 150억달러(2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아직 보조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만일 보조금을 신청한다면 텍사스주 테일러시 공장에 170억달러(22조5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만큼 최대 25억5000만달러(3조4000억원)을 보조금으로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테일러시가 재산세 감면 혜택까지 제공하기로 한 상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생산시설은 아니지만 미국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 건립을 계획 중으로 연구개발(R&D) 센터 등을 포함해 15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예정될 경우 최대 보조금은 22억5000만달러(3조원)에 달할 수 있다.

한정된 파이…보조금 선점 경쟁 ‘봇물’

문제는 한정된 예산에 신청 기업이 많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보조금 나눠먹기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법 발표 이후 최근까지 미국 내 19개 주에서 2100억 달러(279조원) 이상의 신규 투자를 발표됐다. 미국 상무부 산하 반도체법 프로그램 사무국은 이미 기업들로부터 200건 이상의 사전의향서(SOI)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첨단 공정에 강점을 갖는 반면, 미국 정부는 자동차용 반도체 등 범용 공정까지 보조금을 다양하게 분산시킨다는 입장이다.

미국 기업들의 텃세도 무시할 수 없다. 인텔 등 미국 기업은 "외국 기업들이 자국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미국 공장을 계속 가동될 수 없다"며 "보조금이 자국 기업을 중심으로 지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럼=AP/뉴시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의 반도체 제조업체 울프스피드사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이 회사는 반도체지원법(CHIPS) 시행에 따라 5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제조 시설을 건설, 일자리 1800개 창출 계획을 발표한 곳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입법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3주간의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 투어를 시작했다. 2023.03.29.

TSMC·삼성·SK-美 정부와 줄다리기 개시

이와 맞물려 보조금 신청 요건을 둘러싼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미 정부간 팽팽한 신경전도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보조금이 파격적인 혜택은 맞지만, 공장 건립에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TSMC도 보조금을 받는 조항에서 초과수익 공유, 기업 정보 공유 등을 우려한다. 특히 미국 반도체법은 1500만 달러 이상의 지원금을 받는 기업의 수익이 전망치를 초과할 경우 미국 정부와 초과분을 공유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TSMC는 이 조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WSJ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과 관련해 보조금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와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불편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보조금을 받을 경우 중국에 고급 칩 제조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규정에 대해 우려가 크다고 WSJ은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경제 사절단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해 돌파구를 마련할 지 관심이 쏠린다. 미중 반도체 갈등과 까다로운 보조금 조건 등 복잡하게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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