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리아·예스카타보다 좋다?… 앱클론 'AT101' 임상, 한계와 의미는

이창섭 기자 2023. 4. 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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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클론 AT101, 임상 1상 중간 결과 발표
중간용량 환자군에서 완전관해율 100%
기존 CAR-T 치료제 대비 우열 가리기는 힘들어
"많은 불확실성 해소한 임상 결과"

앱클론의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himeric Antigen Receptior T Cell·이하 CAR-T) 치료제 임상 1상 중간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들의 경쟁 약품들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회사는 보도자료에서 "기존 CAR-T 치료제 대비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강조했지만 임상 1상 중간 결과만으로 경쟁 제품과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기존 상용화 제품과는 다른 항체를 사용했음에도 기대했던 좋은 효과를 보여 파이프라인의 불확실성은 상당히 해소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앱클론은 최근 미국 암연구학회(AACR)에서 자사의 항암제 후보물질 'AT101'의 비임상과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AT101은 CD19 분자를 타깃하는 CAR-T 세포 치료제다.

앱클론은 총 9명 혈액암 환자의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환자들은 저용량을 투약하는 코호트1(6명)과 중간용량의 코호트2(3명)로 나뉘었다. 임상 결과, 코호트1의 6명 중 3명에게서 암이 사라진 상태인 완전관해(CR)가 관찰됐다. 2명에게서는 종양이 절반 이상 줄어든 부분관해(PR) 반응이 나타났다. 종양 크기 감소를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지표인 객관적반응률(ORR)은 83.3%였다. 코호트2에서는 3명의 환자 모두 CR이 관찰돼 ORR이 100%였다.

주요 이상반응인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과 신경독성 발생률은 각각 11.1%와 22.2%로 낮았다. 3등급 이상 부작용이 발생한 비율은 11.1%였다.

회사는 이같은 결과를 두고 보도자료에서 "중간 용량 그룹의 환자 전원이 완전관해 결과를 확인하고 임상팀과 개발팀 모두 CAR-T 신약 탄생 기대감으로 흥분돼있다"며 "기존 CAR-T 치료제 대비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기존 CAR-T 치료제는 노바티스에서 개발한 '킴리아(Kymriah)'나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Yescarta)'가 대표적이다. 킴리아는 지난해 5억3600만달러(약 7100억원), 예스카타는 11억6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수치만 비교하면 AT101의 결과가 기존 치료제보다 더 좋다. 예스카타는 임상 1·2상 시험인 'ZUMA-1'에서 ORR 82%와 CR 54%를 기록했다. 하지만 임상 1상 중간 결과에서 9명 환자 데이터만으로 AT101이 기존 치료제보다 좋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AT101 연구를 주도했던 윤덕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임상 1상은 약의 효과를 검증하는 단계는 아니다. 현재까지의 결과를 갖고,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서 우열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된 저용량·중용량 투약군에서는 이상반응 비율이 낮았지만, 고용량 환자에서도 안전성이 유지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앱클론은 높은 용량 투여 구간의 임상 결과는 현재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앱클론은 보도자료에서 비임상 시험 결과 "특히 기존 CAR-T 치료 후 재발한 환자에서 보고된 CD19 돌연변이 세포에도 AT101이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9명 임상 결과에서 기존 CAR-T 치료 이후 암이 재발한 환자는 없었다. 실제로 AT101이 재발 환자에게서도 효과가 있을지는 추후 사람 대상 시험에서 증명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윤 교수는 "AT101 항체 결합 부위는 경쟁 제품들과 다르기 때문에 기존 치료에서 실패한 환자들에서 이론적으로는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번 앱클론의 임상 데이터 발표는 의의가 크다. AT101은 FMC63 항체를 사용하는 킴리아나 예스카타와 달리 앱클론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h1218 항체를 사용한다. 기존 상용화 제품과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더 좋은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주장이었는데 이번 데이터로 그것을 일부 증명해낸 것이다.

윤 교수는 "기존 CAR-T와는 전혀 다른 항체 결합 부위를 가지면서 새로운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번 중간 발표의 가장 큰 의의"라며 "많은 불확실성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상당히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체 결합 부위가 다르다는 점 때문에 임상 개발 측면에서는 기존 CAR-T 치료제와 경쟁할 수도 있고 또는 보완적인 측면에서의 위치도 시장에서 점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AT101 임상 시험에 참여한 또 다른 연구자인 정준호 서울의대 항체공학 실험실 교수는 "CD19 항체를 개발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 실질적으로 임상 적용이 가능한 수준의 항체를 가진 기업은 전 세계에서 손을 꼽는다"며 "킴리아보다 예스카타의 효과가 더 좋은데, AT101의 이번 결과가 임상 2상에도 유지된다면 예스카타보다도 더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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