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무패 달리는 김포, 고정운이 말하는 비결
프로축구 K리그2 김포FC의 승승장구는 미스터리에 가깝다.
창단의 깃발을 들어 올렸던 지난해 가능성을 보였던 김포가 2년차에 접어든 올해는 개막 7경기 무패(3위·4승3무)를 내달리고 있다. 김천 상무의 ‘1강’ 체제가 춘추전국시대로 바뀐 배경에선 김포의 놀라운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고정운 김포 감독은 20일 기자와 통화에서 “원래 1부 도전에 4년을 잡고 있었는데, 지금 분위기는 올해도 가능할 것만 같다”고 껄껄 웃었다.
고 감독은 김포의 반란이 절박함에서 나왔다고 말한다. 시민구단인 김포의 올해 선수단 예산은 18억원 안팎이다. 득점과 승리 수당을 더하면 소폭 늘어날 수 있지만 K리그1 강팀이라면 선수 한 명에 쓸 돈이자 K리그2 최저 수준이다.
그런데 김포는 이 돈으로 외국인 선수 3명(루이스·주닝요·파블로)을 포함해 36명의 선수단을 꾸렸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서재민과 장윤호 등 일부 선수를 제외하면 프로 무대에서 많은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바닥까지 경험한 이들”이라면서 “남들보다 간절하기에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김포가 절박함 만으로 이긴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카타르 월드컵 당시 현장에서 현대 축구의 트렌드를 확인한 고 감독이 다듬은 압박 축구가 맹위를 떨친다.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하다보니 뒷공간을 내줄 위험이 있지만 상대보다 더 많이 뛰는 축구로 보완했다. 이 때문에 김포는 활동량이 가장 적은 포지션인 중앙 수비수조차 경기당 11㎞를 뛸 수 있어야 출전 기회를 얻는다.
고 감독은 “축구는 이제 전·후반 90분이 아니라 (추가시간까지) 100분을 뛰는 시대”라면서 “남들보다 뛰어난 활동량, 그리고 그 활동량을 마지막까지 유지하는 체력이 우리의 비결 아닌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5골(득점 1위)을 넣은 루이스조차 열심히 뛴다. 올해 K리그1(1부)을 보면 대전 하나시티즌과 광주FC가 뛰는 축구를 한다. 두 팀은 2부 시절에도 그랬다. 우리도 그런 물러서지 않는 축구를 한다”고 강조했다.
김포가 한 발을 더 뛸 수 있는 비결은 홈구장의 남다른 열기도 빼놓을 수 없다. 2부라지만 주말 경기엔 5000석 규모의 관중석이 빼곡하게 들어간다. 특히 승부차기로 4-2로 승리한 FC서울과 대한축구협회 3라운드에선 3345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고 감독은 “김포는 신도시라 젊은 부부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아주신다. 어린이 팬들의 순수한 응원이 우리의 힘”이라며 “그 응원에 미안하지 않도록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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