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왕 전세 사기' 가담한 공인중개사들, 양심 저버려"
'건축왕 전세 사기' 사건에서 건축업자와 결탁해 수많은 피해자를 수렁에 빠뜨린 공인중개사들이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의자인 건축업자 A(61) 씨와 함께 사기와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공인중개사는 6명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와 더불어, 다른 공인중개사 3명도 같은 사건의 공범으로 수사받고 있어 모두 9명의 중개인이 범행에 얽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공인중개사는 A 씨가 미추홀구 일대에 토지를 사들일 때 명의를 빌려줘 소규모 주택을 짓는 것을 도왔습니다. 또, A 씨 보유 주택이 2천 700여 채까지 늘어나는 동안 월급 200만∼500만 원과 함께 성과급을 받으며 세입자를 끌어모았습니다.
이들은 전세 계약금의 0.3∼0.5%가량을 부동산 중개수수료로 챙기는 것 외에도 A씨로부터 별도 인센티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아파트나 빌라가 준공되면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고, 동시에 전세 보증금을 손에 쥐어 다른 주택을 짓기 위한 자금으로 썼습니다.
공인중개사라면 전세 계약 전 등기부등본으로 세입자에게 은행 대출 여부를 확인시키고 위험성을 알려야 합니다.
그러나 A 씨 일당은 근저당이 잡힌 집이라도 전세 보증금 반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세입자를 안심시켰습니다. 선순위 근저당과 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매매가보다 낮아 빌라를 팔면 대출금을 갚고도 보증금이 보장된다는 논리였습니다.
중개인들은 문제가 생기면 보증금을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합의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부동산업계에선 이들 중개인의 범행 가담이 고객과 신의를 저버린 행동이라며 비판했습니다.
황규훈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인천지부 부지부장은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은 단지 서류 몇 장 써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입자의 안전한 주거권을 보장해주겠다는 약속과 같다"며 "전세 사기 사건은 양심을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갖춘 40만 명 중 실무자는 단 12만 명으로 추산된다"며 "라이선스 취득 기준이나 자격 유지 조건 등을 강화해 자격증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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